핏빛 자오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8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p.350-351
손에 특정 패를 쥐고 있는 자는, 따라서 존재가 완전히 소멸하게 된다네. 이것이야말로 전쟁의 속성이야. 일단 게임에 판돈이 걸리면 권위와 정당화는 저절로 생겨나네. 보라고, 전쟁은 가장 진실한 형태의 예언이야. 더 큰 의지 안에서 한쪽의 의지와 다른 쪽의 의지를 실험하지. 사실상 그 둘을 함께 묶어 서로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은 바로 더 큰 의지라네. 전쟁은 궁극적으로  존재의 단일화를 강요한다는 점에서 궁극적인 게임이지. 전쟁은 바로 신이야.

● p. 416
너는 암살자도 게릴라도 아니야. 판사가 외쳤다. 네 마음 한 구석에는 흠집이 나 있어. 내가 모를 줄 알았니? 너만이 내 뜻을 거역했지. 너만이 네 영혼 한편에 천국에나 어울릴 만한 온화함을 갖고 있었어.

● p.437
그는 나직이 말했다. 자신은 미국인이며, 고항에서부터 멀리 떠나왔으며, 가족은 없고, 많은 곳을 여행하고, 많은 것을 보았으며, 전쟁에 참전했고, 역경을 이겨 냈다고.

● p.455
중요한 것은 춤이고, 순서와 역사와 끝이 춤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면 춤을 추는 사람이 그것을 굳이 알아야 할 필요는 전혀 없지. 어떤 역사든 그것은 각 개인의 역사도 , 각 개인의 역사의 합도 아니라네. 여기 있는 그 누구도 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알지 못하거늘 자신이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를 어찌 알겠나. 오히려 자신은 여기 없을 수도 있었다고 믿고 있지. 하지만 운명이라는 것이 있기에 그것은 어림도 없는 생각이네.

● p.464
그는 결코 자지 않는다. 그는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빛과 어둠 속에서 춤을 추고 최고의 사랑을 받는다. 판사, 그는 결코 자지 않는다. 그는 춤을 추고, 또 춘다. 그는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디언 무리 소탕이 끝나고도, 그들은 서부에 남아서 다양한  악행을 일삼고, 돈벌이를 한다.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호하다. 그리고 소년만 남는다.

소년은 자라서 '그'로 불려지고, 판사와 대면하게 된다. 소년은 스스로 역경을 이겨냈다고 자부했지만, 판사의  하얗고 거대하고도 끔찍한 살집에 푹 파묻힌다(p.462).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선과 악으로 극명하게 구분지어질 만큼 악하거나 선하지는 않지만 '절대 악'에는 대응했던 소년이 결국은 악에 전멸된다는 것일까? 결코 잠을 자지도, 죽지도 않는다고 호언장담하며 벌거벗은 채 춤을 추는 판사로 마무리 되는 것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  아....너무 어렵다.  

뼈와 뼈를 줍는 사람과 뼈를 줍지 않는 사람이 자리한 곳에서 구멍에 불을 붙이고 강철을 빼내어 모두를 움직이게 하는 사람이 소년이길 바란다. 판사일까? 아...모르겠다.


★네이버 독서 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