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의 소설 읽기 - 베르테르에서 해리 포터까지,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본 문학 속 주인공들
클라우디아 호흐브룬 지음, 장윤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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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의 소설읽기]는 고대부터 21세기에 이르는, 그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소설작품 속 다양한 인물들을 정신과 의사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저자의 해석에 고개를 끄덕일 만큼 수긍이 가기도 하고, 거부감이 들기도 하며, 새로운 관점이 흥미롭기도 했다.



작품은 댜앙한 대륙의 소설을 해석하고 있지는 않는다. 그 흔한 러시아 고전도 다루고 있지 않다. 독일 출신 저자는 이를 두고 누구나 자신이 익숙한 것을 다루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작품 속 소설들이 나에게도 익숙하다. 우리가 얼마나 일부의 서양 문화에만 편향되어 외부세계를 접하지는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한 지금은 다양한 문화권의 작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고대와 중세에서 다루고 있는 소설 [오이디푸스 왕] 과 [아서 왕] 에서 작가는 유년기 부모와의 애착과 관계 형성이 성인이 되어서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이야기한다. 다소 수긍이 어려운 부분이 많은 지점이었다. 특히 [아서 왕]을 해석한 부분은 화가 나기도 했다. 부제가 '여성은 어떻게 모든 것을 망치는가' 로 두 눈을 의심케 하더니 이야기의 끝은 친부모 밑에서 훌륭한 본보기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올바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로 끝난다. 친부모 밑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남성들 사이에서 자란 아서는 여성을 몰라 평범한 결혼 생활에 실패했으며(p.51), 아버지 없이 자립적인 여성의 손에서 자란 랜슬롯은 여성들 대해서는 이해했지만, 남성의 표정을 알아차리지 못했기에(p.55) 그들의 원탁은 유지되지 못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럼 급변하고 다양해진 가족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시대 속 , 일부의 우리 아이들은 본보기가 없어서, 살아가며 올바른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는 말인가? 전문적으로 정신과적 관점으로 해석한 것이라 하지만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속 베르테르가 포진해 있는 과도기의 17세기를 지나 19세기 이후의 작품 해석은 많은 부분에서 수긍이 갔다. 20세기 파트에 포진되어 있는 [삐삐 롱스타킹]은 제목만으로도 반가움을 선사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자유로움' 으로 대변되는 '삐삐' 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혼란한 시기의 작품이라니 놀라웠다. 모두가 피폐해 있을 때 앉아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힘겨워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니니 자유롭게 웃으며 이겨보라고 삐삐는 말하고 있다 . 삐삐의 천방지축이 무책임함이 아니라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적극적인으로 대응하여 극복하려는 책임감 있는 인간을 상징하다는 저자의 해석이 와닿는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21세기의 소설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좋아 하나보다. 나 또한 한때 미친 듯이 빠졌던 시리즈라 반갑기도 했다. 가장 매혹적인 뱀파이어 커플이었던 그들을 보며 얼마나 심쿵했었는지 모른다. 그런 그들의 관계를 페미니적 관점으로 폴어나가는 저자의 다양한 견해에 동의한다. 뱀파이어가 되길 원하는 벨라의 부탁을 주저하는 에드워드의 행동이 그녀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동등해지는 것을 주저해서라는 해석이 특히나 새로웠다. 또한 저자가 제시한대로 이 시리즈의 인물들과 세력들이 대화로 모든 갈등을 해결하여 상황을 비극으로 몰고 가지 않는다는 것이 특히나 현시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저자의 다양한 견해를 보며 , 두 남여의 설레는 연애에만 몰입했던 이전의 나의 좁은 시선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시대를 다섯 개로 분류하여 15개의 소설 작품을 다루고 있다. 세심하게 인물 관계와 사건을 대략적으로 설명하며, 인물의 심리를 세부적으로 해석 하여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을 통해 좀 더 깊게 인물의 행동과 말을 들여다보고,질문을 제시할 수 있어 문학작품을 읽으며 옆에 두고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책 속에 제시된 작품 중 아직 읽지 못한 작품들을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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