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와 비순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권예리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순수와 비순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1984Books어렵고, 모호하다. 하지만 독특하고 호기심을 자아낸다. [순수와 비순수]는 문학같은 삶 속에서 살았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자전적 이야기와 그녀의 사람들에 관한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이 처음과 다르게 바뀌었다고 한다. 그만큼 제목이 가진 의미가 컸을 것이다. '순수'는 그녀 주변의 독특한 다양한 사람들을 가리키고,'비순수'는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를 말하는 것 같다. 관점에 따라 그녀 주변의 인물들인 카사노바, 여장남자, 중독자, 남장 여자, 동성애자들은 쾌락과 관능만을 추구하는 방탕한 속물들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또다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면 감정에 충실하고, 사회가 정한 폭력적 규범에 저항했던 순수한 사람들이었을 수도 있다.

여색이 짙은 것처럼 느껴지는 돈 주앙 'X'는 사실 그녀들의 노리개일 뿐일 수도 있다(p.63).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올 상처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그녀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지 않음으로 자신을 상처로 부터 보호하고,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기도 한다. 그런데...그런 그에게 '여자' 취급을 받지 못하는 그녀 콜레트. 그건 그와 그녀가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관계이며, 'X' 가 그녀를 속물로 보지 않는다는 자기 뜻의 전달인 것이다.

강박적이며, 쾌락을 즐기는 젊은 시인과 여자들의 피를 말리는 모호한 매력의 양성애자 배우. 그리고 그녀들의 벗이었던 콜레트. 매혹적인 건 위험하지만 짜릿하다. 이성적인 콜레트가 그녀들의 행동에는 정색을 하고, 질문을 던지더라도 그녀들의 외로움, 고뇌를 이해했으므로 그들과 우정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콜레트가 표현한 '무너지고 있는 사람과 맺은 우정에 자존심은 필요하지 않다(p.123)'는 문장이 인상적이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우며 ,다소 가벼워보이는 그들이 사실은 세상의 따가운 시선과 외로움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지나치게 외모에 집착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이해했던 콜레트는 곁을 지키며 함께 했던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한 커플의 모습은 사회가 정한 틀에 얽매여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완벽한 커플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둘이,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서로의 존재가 삶의 이유가 되는 두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그들이 남남 커플이든, 남녀커플이든, 여여커플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랑골렌의 두 여인을 통해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게이와 여장남자는 애정의 상대가 남자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잘 모르는 우리는 그냥 그들을 모두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들로 치부해 버린다. 사회적으로 음지에 있어 자신들에 대해 떳떳하게 이야기 하지도 못하는데 모두를 하나의 덩어리로 취급해 버림은 그들에게 또 다른 폭력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개개인이 다르다. 그 다름을 눈여겨 보지 않고, 매번 자신에 대해서 정정해야 하는 삶의 피곤함을 그는 '극도로 조심스러운 자살'(p.194)을 통해 벗어난다. 그건 외로움과 소통의 부재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언제나 이야기하는 '다름을 인정' 한다는 것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게 했다.

세상을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보면 남자와 여자로만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콜레트의 [순수와 비순수]를 통해 생물학적으로 구분되는 남자와 여자 이외에도 우리는 서로 다른 다양한 색체로 빛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도 그녀처럼 순수한 시선으로 그들을 수용할 수 있길 바래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