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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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민음사



201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의 신작이 나왔다. 일본에서 태어나 다섯 살 이후 지금까지 영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시구로는 동양적 외모와 이름으로 항상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한 것은 영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물과 기름처럼 상황에서 겉돌거나 고독하게 사유한다. <클라라와 태양>의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도 제한된 정보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선함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인간적으로 살아가고 있나 나를 돌아보게 해주었다.



멀지 않은 미래의 미국. AI 제조기술과 유전공학이 발전한 시대 아이들의 친구로 만들어진 인공지능 로봇 AF 클라라.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얻는 클라라는 2세대 로봇으로 다른 세대 로봇에 비해 인간의 감정에 관심이 많고, 또한 인간의 감정을 잘 읽어낸다. 그런 클라라의 마음을 사로잡은 소녀 조시. 조시는 어딘지 아프고 불안해 보인다. 그런 조시와 생활하면서 클라라는 조시의 병이 낫기를 바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도하고, 최선을 다한다.



디스토피아적 미래사회를 다룬 SF 영화들을 보면 언제나 '인간'들에게 화가 난다. 이런 영화 속 인간들은 자신들의 편리로 만들어 낸 다양한 로봇들을 노예처럼 취급하며 이용하고, 파괴한다. 그리곤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로봇들이 인간들을 위협할 괴물인 듯 말한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인간들은 자신들의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한 게으름때문에 , 더 풍성해지려는 욕심으로 로봇을 이용하는 것일 뿐이다. 이시구로의 SF적 작품 <클라라와 태양>에서는 조시의 엄마 크리시에게 화가 났다. 또한 그녀의 이기적인 욕심이 무섭기까지 했다. 클라라의 안타까움을 유발하는 조시의 병은 크리시가 바라는 향상을 위한 과정 중 하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시를 잃을 수도 있음을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조시의 목숨을 담보로 도박을 한 것이다. 그런데다가 조시를 잃고 살아갈 수 없는 자신을 위해 클라라에게 무리한 요구까지 하는 크리시를 보며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워질 수 있음을 보았다. 향상을 선택하지 않은 릭이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는 모습에서 안타까움보다는 평온함이 느껴진 것은 그런 이유에서 였나보다.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찾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숭고하리만치 아픈 희생을 보여주는 클라라가 안타까웠다. 그녀가 자신을 이용해 태양과의 약속을 이행하려는 모습에서 그 모든 잘못을 벌려놓은 인간 중 한 사람인 내가 창피해지는 순간이었다. 우린 언제까지 우리 스스로를 포함해 모든 것을 망가트리게 될까? 우린 우리가 이룬 다양한 발전이 우리를 포함한 지구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 생명체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음을 알기나 할까? 동화처럼 예쁘고 순수한 클라라가 우리에게 보여준 미래는 무겁고 어둡다. 하지만 그녀의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젠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녀가 원했던대로 태양빛이 모든 곳에 따뜻함을 선사할 수 있는 미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클라라는 인간이 하지 못한 내 삶에 만족하며,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의 감정을 읽으며 인간보다 더 인간을 이해하고, 사랑한 클라라를 통해 미래 사회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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