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자의 딸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 지음, 구유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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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자의 딸>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

-은행나무/2021


<스페인 여자의 딸>은 책에서 경험했던 광주와 영화로 보았던  6월이 떠오르는 작품이다.  개인의 존엄이 짓밟히고 내팽겨쳐지는 공간은 모두가 끔직하다.  1980년대 세계는 우리를 포함해  모두가 혼란의 시기였나보다. 힘으로 공간을 장악하려는 사람들과 그들에 저항하려는 사람들,  갈피를 잡지못하고 공포에 떨던 사람들의 모습이 공간은 다르지만 동일한 모습으로 겹쳐진다.


경제 공황의 여파로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며 , 전 세계 살인율 1위를 기록하고, 전 국민의 평균 몸무게가 10킬로 이상 감소할 만큼 식량을 구하기 어려웠던 경제난과 사회 혼란 속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아델 라이다 팔콘은 암으로 어머니를 잃는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돌아온 자신들의 추억이 담겨있는 아파트를 '보안관'이라 이름 붙여진 일당에게 점령당한 그녀는 살기위해 조국을 버리고 '스페인 여자의 딸'이 된다.


그녀에게 조국은 머무르고 지켜내야 할 공간이 아니었다.  결혼식을 며칠 남긴 시점에서 배우자를 난도질한 세력의 나라이며, 아픈 어머니를 제대로 치료할 상황을 앗아간 집단이 점령한 땅이고, 자신의 소유공간을 당연한 듯 빼앗는 사람들이 장악하는 나라였다. 지킨다는 것은 애정과 책임이 있을 때 우러나오는 다짐이다. 그녀는 그곳에, 그곳을 점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애정도 책임도 느끼지 못할 만큼 모든 것을 빼앗겼다. 그래서 그녀가 옆집 여자인 스페인 여자의 딸  아우로라 페랄타의 시신을 베란다 난간에서 떨어뜨릴 때는 그녀가 살아갈 방도를 찾은 것 같아 안도감이 들기도 했나보다. 혼란과 공포, 무질서의 상황에서는  무엇인 옳은 것이고 , 무엇이 도덕적이지 않은지 구분하는 것이 모호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선택한 누군가의 죽음을 나의 삶의 기회로 삼은 것에 대해서는 비난하고 싶지 않다. 그녀에게는 그것이 살 수 있는 최선이었던 것 같다. 


내가 나인 것이 밝혀질 것을 두려워하며 완벽하게 타인이 되어 탈출을 시도할 만큼 절박했던 그녀가 자유의 나라에서 다시 폭력의 공포에 노출되지 않길 바래본다. 또한 삶의 기반을 흔드는 모든 폭력에 반대한다. 그럼에도 그곳에서 그들이 삶의 의지를 쉽게 놓지않기도 바래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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