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눈동자 안의 지옥 - 모성과 광기에 대하여
캐서린 조 지음, 김수민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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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눈동자 안의 지옥>

-캐서린 조

-창비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작가가 가부장제의 문제점과 여성을 대하는 폭력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네 눈동자 안의 지옥>은 2017년 산후정신증을 겪은 저자 캐서린 조가 정신병원에 2주간 입원하며 겪은 일, 그리고 현실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되짚는 내용을 솔직하게 담은 책이다. 캐서린 조는 이 생생한 회고로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떠오르며 2021년 잘락 상 후보에 오르고 『가디언』 『라이브러리 저널』 등 유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히며 찬사를 받았다.

저자는 아이를 낳은 후 3개월이 지났을 무렵 망상과 환각을 동반한 산후정신증을 경험했다. 현실을 감각하기 위해 정신병원에서의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지난날을 회상하며 진실을 찾아 나선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서로 다른 두 문화 사이에서 느낀 혼란을 이야기하며 사랑과 희생의 의미를 질문하기도 하고, 여성의 출산 경험이 신체뿐 아니라 정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화가 났다. 나는 내가 '매 맞는 여자'가 되리라고는 꿈에고 생각한 적이 없었고, 나를 그런 여자라고 여기지도 않았다. 그저 우리 관계가 복잡하다고만 생각했다. 84p

이야기는 자신을 올바르게 인지하지 못하는 '나'가 현실 속에서 자신을 찾으려고 발버둥치며 과거를 회상한다. 그녀의 회상 속 과거는 폭력적이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가장 화가 나는 건 상대의 폭력을 자신의 대한 사랑이라고 합리화시키는 부분이다. 부당함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덮으려하는 여자들은 스스로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산후우울증은 사회 속에서 겪었던 다양한 폭력과 약자로서의 울분이 응집되었다가 폭발한 것이 아닐까 싶다. 폭력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학습이 되고, 내몸에 흔적을 남기며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된다. 그녀의 광기가 그녀 자신에게서 나온 것이 아닌 그녀가 겪은 폭력에서 발화된 것이기에 더 마음이 아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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