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의 꼬리 VivaVivo (비바비보) 44
하유지 지음 / 뜨인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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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의 꼬리>

-하유지

-뜨인돌


예상치 못한 설정과 소재를 매끄럽고 가독성 있게 풀어나가는 글을 볼 때면 너무 신난다. <독고의 꼬리>는 그런 신나는 작품이었다. 나의 신남을 이 작품이 대상으로 하는 아이들도 느끼길 바란다. 긴 호흡이 아닌 짧은 호흡과 간단한 설정만으로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주제를 표현할 수 있는 단편들이 대세인가보다. 그건 긴 글에 대한 부담을 아이들이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고의 꼬리>에 실린 여러 단편들은 모두 긴 글이 되어도 멋졌을 만큼 기발하고 독특했다. 더 긴호흡으로 다시 써져도 좋을 것 같다.

작품의 표제작인 <독고의 꼬리>는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나를 대표하고, 나로 표현되는 것은 과연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모두가 자신만의 꼬리를 가지고 태어나는 세상에서 나만의 꼬리가 없는 아이는 위축된다. 독고는 다양한 꼬리 대체품을 소유하고 있지만 모두 가짜이다. 아이는 죽어가는 또다른 아이, 진해나의 꼬리를 이식받을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그건 나의 꼬리일까? 해나의 꼬리일까? 아니면 내가 꼬리의 부속품이 되는 걸까? 작품 속에서 '꼬리'는 그걸 달고 있는 사람의 환경, 성적, 외모를 대변한다. 타인은 상대의 꼬리로 상대를 평가한다. 그런데 독고는 타인이 평가할 무언가를 가지지 못함으로 사회 속에서 소외된다. 과연 독고 뿐일까? 꼬리를 갖지 못해서 소외되고 외로웠던 아이들이 아픔이 너무 커서 작품 속 독고처럼 꼬리의 부속품이 될까 걱정스럽다.

작가가 표현하는 단편 속 아이들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지금 자신이 서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길 바란다. 많은 아이들이 다양한 글들을 통해 '서로 다르고 다양하게' 성장하길 바래본다. 작품 속 첫 번째 단편 <나도 모르게 그만>의 유쾌한 세 친구처럼 자신의 행운을 누군가의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던 배려와 기회로 얻어진 것임을 잊지 않고 무언가를 살리는 책임을 다하는 아이들이 되길 바란다. 사회가 생각하는 것 보다 우리의 아이들이 멋지다는 걸 믿기에 나는 기대도 크다.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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