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소설집

-창비



'의식의 흐름'

우리는 다양한 일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이 때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것 일 수도, 때론 지나간 일에 대한 것일 수도, 혹은 전혀 엉뚱한 입에 담기 민망한 상상일 수도 있다. 그 생각들은 슬프기도 하고, 재미나기도 하고, 실없기도 하고, 공포스럽기도 하다.

박솔뫼 작가의 소설집 <우리의 사람들>은 나를 당황시키는 문장들의 나열이었다. 작가의 문장들에 익숙하지 않아서 일터이지만 읽고 지나간 문장들을 다시 돌아가고, 다시 돌아가며 읽어야 했다. 얼마 전 책 모임에서 함께 읽으며 모임 구성원들의 원성을 산 <젊은 예술가의 초상> 보다 난 <우리의 사람들>이 더 어렵고 난해했다. 두 작품 모두 화자의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를 생각들의 나열을 문장으로 구성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사람들> 속 화자가 더 생각의 방향성이 다양하게 느껴져 나에겐 난해했나보다.

🔖 p.100

-뭐야?

-뭐긴 뭐야.

-왜 이러고 있는 거야?

-미안하지만 너가 왜 이러고 있는 건지도 나는 모르겠는데 너는 그걸 설명할 수 있을까? 나를 설득하고 이해시킬 수 있을까? 정확하고 정확하게?

-당연하지. 지하철이 끊겨서 버스를 탈 생각으로 올라가는 거야.

정확하고 정확하게 우리가 설명할 수 있는 감정과 생각이란 것이 있을까? 우리는 복잡미묘해서, 그리고 감정과 생각이란 것은 무궁무진해서 나의 감정도 상대의 생각도 정확하게, 제대로 가늠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알아주지 않아서, 헤아려주지 않아서 서운해하거나 섭섭해 하지 말아야지란 생각이 <우리의 사람들> 속 문장을 보며 생각했다. 나의 생각이 작가가 의도한 사유는 아니더라도 내가 작가의 문장을 통해 이른 생각은 나만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나의 그러한 생각 또한 책을 읽는 행동 속에서 책 속 문장을 만나 형성된 의식이 흐르며 이른 도착점이다.


살아있는 순간순간 모든 것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것을 기록하여 남길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자신의 주변 사물에 대한 생각들을 글로 옮겨 남기는 작가들이 존경스럽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이 누군가의 또다른 생각을 펼쳐주는 매개체가 된다는 것이 놀랍다. 나또한 사유하는 인간, 기록하는 인간으로 살아가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지원 받은 도서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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