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리스
라이 커티스 지음, 이수영 옮김 / 시공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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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리스> 

-라이 커티스

-이수영/옮김

-시공사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시대의 흐름을 따라 문명사회에서 무엇은 용납되고 무엇은 용납되지 않는지 결정하는 방식은 참 우습다. 늘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늘 이런 또는 저런 것을 욕망한다. 우리는 그저 우리와 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지 않고 그것을 추구할 수 있는 품위 있는 방식을 발견해야 할 뿐인 듯하다.

-<클로리스> 라이 커티스 ..p.409


🍿 애달픈 그들의 발버둥


출판사 소개글에 속은 듯하다.  조난 이야기라고 믿었는데 <클로리스>는 정체성과 도덕적 잣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출판사 소개글보다 훨씬 멋지고 깊은 작품이었다.


70대 여인 클로리스는 남편 월드립과 작은 경비행기를 타고 휴양을 위해 산 속 오두막으로 떠난다. 사고로 경비행기는 불시착하고 클로리스는 유일한 생존자가 된다. 이 힘없고 늙은 여인은 무전기로 '클로리스'란 이름을 남기며 자신의 생존을 알리지만 그녀의 구조는 생각만큼 쉽지않고, 그녀의 생사는 구조대에게  묘연해진다. 


우리는 나와 다름을 이상하다고 느끼고 불편해하며 꺼려한다. 하지만 그 다름이 그들도 어쩔 수  없는 그들 본연의 모습이라면 어떨까? 세상에는  노력하면 되는 일도 있고,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있다. 이 책 <클로리스>에서 나의 마음을 가장 빼앗았던 인물은 '마스크 남자'였다. 그를 그저 애달프다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그리고 책 속 주인공 클로리스가 끝까지 그를 믿었던 것 처럼 나도 그를 믿는다. 그가 비록 사회 속에서 손가락질 받는 본성을 지녔다하더라도 그가 말하는 그 일에 관계되지 않았음을 말하는 그의 말을 클로리스처럼 나도 믿는다.  우리가 믿고 들이대는 도덕의 잣대들이 시간에 따라 얼마나 많이 변하며 우리를 지배했는지 우리는 안다. 그러니 그걸로 누군가를 쉽게 손가락질 하는 행동이 공간과 시간에 따라 다르게 평가받을 수도 있음을 항상 생각해야한다.


<클로리스>가 은은하고 인간적이며 서로를 돕는 따뜻한 책이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열었다면 당신은 후회할 것이다.  기묘하고 , 독특하며, 때로는 눈쌀을 찌뿌리게 하는 인물들과 그 인물들의 행동들이 여기저기 난무하는 글들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누군가의 감정에 우리가 사회 속에서 떠돌아 다니는 단어로 쉽게 이름 붙이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인 것인지 생각하며, 어쩔 수 없는 자신의 본성을 스스로 거세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 이상한 사람들의 발버둥도 생각해본다.



🌿 네이버 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서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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