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나 이별 사무실 - 손현주 장편소설
손현주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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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독서평~♡



<도로나 이별 사무소>
-손현주
-은행나무

<도로나 이별 사무실> 이전에 접한 경험이 있던 <불량가족 레시피>의 손현주 작가의 신작이다. 모든 것에 의욕도, 의지도 부족한 요즘 우리에겐 사람간 감정소비를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감정의 소모가 심한 북적북적한 관계보다는 '나홀로'를 더 홀가분하게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도로나 이별 사무소>는 그런 우리의 세태를 꼬집는 작품이다.

"도로나 이별은 한마디로 감정을 대신 소비해주는 회사예요. 이별을 원하지만 의무적인 만남을 이어가시는 분들, 참, 안타깝죠. 바쁜 세상에 감정 소모에 시간 소모까지. 낭비 없는 현대인들을 위한 맞춤 이별. 도로나 이별이 여러분 대신 이별을 해드립니다. "
-본문에서

바쁜 우리에게 감정의 정리는 불필요한 시간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도로나 이별 사무소'의 사장은 대리이별서비스를 이 시대의 획기적인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꿈이었지만 심리학을 전공하고 직장을 구하기 힘들어 비정규직을 전전하던 나는 이 사무실에 이별 매니저로 취직을 하게된다. 그런 그녀에게 다양한 이별을 사람들은 의뢰하고 그녀는 자신의 직분을 다해 노력하지만 뭔가 개운치 않음을 스스로 느낀다.

나의 불편한 감정을 누군가 대신 소비해주는 것은 좋은 것일까? 우리에겐 다양한 감정이 존재한다. 그 감정들은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고, 그 감정들이 뿜어내는 프리즘의 빛깔도 다양하다. 우린 항상 즐겁고, 유익하며, 기분 좋은 감정 속에서만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결핍되고 슬픈 감정들을 통해서 더 나아가고 주변을 돌아볼 수도 있는 것이다. '도로나 이별 사무소'를 통해 무의미해진 관계를 깨끗이 정리하려는 인물들이 앞으로 살아가며 얼마나 제대로 세상을 온전히 느끼고 받아들일지 걱정스러웠다.

이별 대상자도 이별 의뢰자도 모두 자신들의 감정보다는 상대방의 감정에 휘둘리는 인물들이라 한심했다. 대리인을 통해 이별을 통보하는 비겁하고, 아무짝에 쓸모없을 것 같은 남자의 감정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는 인물, 자신의 취향과 취미때문에 연인과 충돌하는 것에 자신이 사랑하는 서재를 버리려 하는 인물. 모두 답답하고 한심했다. 그들은 주체적이지 못해 어느 누구를 만나도 매번 똑같은 걸로 퇴짜 맞고 , 똑같은 행태로 힘들어하며 괴로워 할 것이다.

이별매니저 '나'는 이별의 과정이 온전하지 못하면 더 많이 사랑한 한 사람에게 상처가 되어 온전히 삶을 살아 갈 수 없음을 자신의 미혼모 엄마와 '도로나 이별 사무소'를 통해 만난 사람들을 보고 깨닫는다. 이별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다. 무의미한 만남도 불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한때는 사랑했던 상대방에 대한 예의없이 감정을 거두는 것도 잔인한 것이다. 사랑한 만큼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다면 이상적인 것이다.

결말이 너무 뻔한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실망스러웠지만 , 감정과 이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서 의미있었다. 손현주 작가는 통통 튀는 독특한 소재로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작가인 것 같다.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 보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은 도서입니다. 




#도로나이별사무실#손현주#은행나무#완독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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