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틀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오인석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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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루스 베네딕트
-김윤식,오인석(옮김)
-을유문화사

<국화와 꽃>은 인류학 박사 루스 베네딕트가 1944년 미 국무부의 위촉으로 연구하고 지필한 작품이다.  저자가 연구를 진행했을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이라 직접 일본을 방문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베네딕트는 인류학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자료들, 예컨대 영화 , 소설, 잡지나 일본 포로들과의 대화를 통해 일본을 이해했다. 베네딕트를 계기로 인류학의 연구 대상이 대중문화, 잡지, 신문 영화에까지 미치게 되었고, (p.409) 그녀는 문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연구 방법을 창조해낸 것이다.

저자는 작품속에서 일본인들이 사용하는 단어의 개념을 풀이하며 그들의 생각을 읽는다. 또한 그들의 문학 작품 속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일본을 이해한다. 그리고 전쟁 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그들의 행동으로 일본을 예측해보기도 한다.

베네딕트의 시선을 통해 내가 바라본 일본은 기묘하고, 기괴하며, 요상했다.  그들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자신들만이 수긍하는 개념의 '단어'들이 있고, 그것으로  자신들의 생활을 제약하고 있었다. 계급은 언제나 지켜져야 하며, 내가 있어야 할  위치 속에서 나의 역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삶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자신들이 계급에 따라 받는 대우를  '차별'이라 생각하지 않고 질서에 맞는 당연한 처우라 생각했다니 이해가 어렵다. 그래서 일본은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본래 위치를 찾고 미국과 유럽을 본인들의 위치로 갖다 놓기 위해 그들의 생각대로 표현한다면, 제자리를 찾기 위한(p.76)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무서운 괴변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런 생각이 시대에 따라 변했거나, 사라지지 않았다면 그들은 그들 본래의 속성대로 양의 얼굴을 하고 다시 세계정복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 것이다. 글을 읽는 내내 일본인들이 가진 이중성을 보았고, 그들의 생각이 변함없을 거란  느낌때문에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 이 책은 나에게 공포스러웠다.

우리 민족은 정이 많은 민족이다. 그건 서로가 서로에게 얼키고 설킨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우린 서로의 정으로 상대방을 도와주기도 하고, 배신하기 하며, 또한 용서하고 다시 내일을 다지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우리를 일제시대에 책 속 일본인들이 마주했
다면 우리의 끈적이는 정이 그들은 몸서리치게 싫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상대방에게 도움을 받는 것을 갚아야 할 채무로 여기고  꺼려하며, 받은 배려에 대해 받은 만큼 갚아야지 덕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은 시끌벅적, 끈적이며 울고 웃는 우리가 이해 불가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우리를 탄압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이름에 대한 명예를 굉장히 높게 생각한다. 자신들의 이름이 더렵혀지는 것에 대해 치욕이라 느꼈다. 치욕을 준 이에게 보복을 하는 것이 이름에 대한 '기리'를 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꼭 행동하였다고 한다. 우린 오랜 시간 일본을 오랑캐라 생각하며 무시했다.그들은 국가적 치욕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보복은 잔인하고 만족할 줄 몰랐던 것이다. 치졸하고 째째하다.

전쟁 전10년간 농부들을 착취하여 모은 군비로 전쟁을 일으켰건만, 모두가 그걸 국가와 천황을 위한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던 몇십 년 전 일본인들.  군비가 필요하지 않게 되자 경제적 발전을 이루어 다른 방법으로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던 일본인들. 진정한 금욕을 위해 다양한 쾌락을 즐기고 절제한다는 일본인들. 이 책은 75년 전 일본을 말하고 있지만 100년도 안 된 이야기라 난 다시 새롭게 일본이 무섭다. 

🌺 네이버 카레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지원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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