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는 소
아이바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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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틀거리는 소>
-아이바 히데오
-최고은(옮김)

일본의 사회비판 소설 <비틀거리는 소>는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인간이 생존을 위해 먹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라서 더 심각하게 와닿는다. 그런데 작품 속 모든 인물이 책 제목만큼 비틀거리기에 걱정스럽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식 수사방법으로 사건을 파헤치는 '다가와'형사는 2년 전 강도살인사건을 재수사하게 된다. 발로 뛰는 다가와 형사의 형사수첩엔 사건의 실마리가 될 키워드들이 하나 둘 채워지게 되고, 그가 재수사하는 사건이 단순한 강도살인사건이 아닌 '옥스마트'라는 대형 유통회사가 연류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비틀거리는 소'는  광우병에 걸린 소를 말한다. 작품 속에서 작가는 병에 걸린 소를 찾아내 역추적하는 일본의 믿을만한 시스템이 있기에 소비자에게 끼치는 영향은 없다라고 말한다.(P.456) 하지만 그럼에도 작품 속에선 소와 연관된 목축업자, 유통업자, 가공업자들은 '비틀거리는 소'의 출현만으로 시끄럽다. 그들이 소와 함께 흔들거리는 이유는 '소비자' 때문이다. 정보를 정확히 모르고, 모르고도 자세히 알려고 하지도 않는 소비자들은 단면만 보고 모든 걸 판단하므로 자신들의 존폐를 위협할 수 있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그러니 감추고, 덮고, 회유하여 사실을 무마하려 한다. 하지만 세상엔 감출 수 있는 진실을 없다. 드러나는 작은 진실에 의해 소비자들 또한 자신들이 속았다고 생각하며 목축업자들을, 유통업자들을, 가공업자들을 더욱더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는 분노한다. 그럼 또 생산자들은 작은 위험을 숨기고 숨겨 큰 눈덩이로 만들 것이다. 끝나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이다. 

위험은 언제나 내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소비자의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힘이 어떤 방향으로든 올바르게 쓰이게 해야할 것이다. 지나친 공포도 올바른 대처방법은 아니다. 작품 속 수의사 아카마는 혼란을 두려워 증상을 숨기는 행위는 소비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여 정육점과 요식업자의 경영을 더욱 힘들게 할 뿐이라고 (P.459)했다. 생산자가 투명하게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바로잡으려 한다면 그들의 솔직한 대처방법을 믿고 격려해주어야 한다. 또한 앞으로의 그들의 행동을 날선 눈으로 지켜보며 모니터링을 해나가는 것도 우리가 할 일이다. 지혜롭고 날카로운 '소비자'가 되어 우리의 먹거리가 안전할 수 있게 이끌어야한다.

🌿 네이버 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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