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_북아일랜드 캠프힐 365일

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 - 북아일랜드 캠프힐에서 보낸 아날로그 라이프 365일
송은정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8월

북아일랜드 캠프힐에서 보낸 아날로그 라이프 365일. 책 띠지에 쓰여져 있는 이 문장을 보며 이 책을 보면 왠지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딱 맞아들었다. 요즘 북유럽 스타일이 유행을 한다는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사실 많은 직장인들이 한 번 가보고 싶은 지역 중 하나로 북유럽을 꼽는다. 나 또한 그렇다. 퇴사를 하고 언젠가는 꼬 한 번 가보고 싶은 지역이다. 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한 저자 또한 어느 순간 퇴사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 결과 북아일랜드 캠프힐로 떠났고 이 책이 나왔다.

“어쩌면 질문이 잘못된 건 아닐까?, ‘어느 회사로 이직하고 싶으냐’가 아니라 ‘회사를 관두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물어야 했던 건 아닐까. 그 동안 나는 ‘퇴사는 곧 이직’이라는 공식을 철저히 따르고 있었다.”

캠프힐은 루돌프 슈타이너의 철학을 기반으로 1940년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장애인 공동체라고 한다. 저자는 어려운 준비 과정을 거쳐 이 캠프힐로 떠났다. 그 속에서 지금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활방식이나 가치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캠프힐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

“실수한 것은 없는지 장면마다 일시정지를 눌러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를 살펴보았다. 그러다 순간 마음이 머쓱했다. 밉보이는 게 싫어 전전긍긍하는 내가 사람들 틈에 서 있었다. 평판을 신경쓰는 나, 듣기 좋은 말만 기대하는 나. 제대로 표현도 못 할 거면서 오해는 받고 싶지 않는 내가 안쓰러워, 결국엔 울고 말았다.”

때로는 휴식이 필요하다. 아니 우리는 정기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 캠프힐에서의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 그리고 여행은 저자에게는 새로운 휴식이었다. 그리고 시간 동안 저자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깨달았다. 1년이란 짧은 캠프힐에서의 생활은 저자에게는 또 다른 시작을 만들어준 계기였다.

“문득 내가 저들의 휴식에 왜 이리도 인색하게 구는지 의문이 들었다. 동시에 지금까지 나는 스스로를 돌보는 일에 너무도 무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적절한 휴식과 맞바꾼 애꿎은 책임감은 사실 어느 무엇도 책임지지 못했다.”

“여긴 파라다이스는 아니야. 하지만 살기에는 꽤 괜찮은 곳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