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소음

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5월

<시대의 소음>은 실존 인물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다. 그 실존 인물은 바로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다. 이 소설의 작가는 맨부커상을 수상한 줄리언 반스다. 영국의 대표 작가라고 한다. 이 소설은 소련의 스탈린 독재 체제에서 쇼스타코비치가 어떤 삶을 살았고 그 삶 속에서 예술이란 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는지 보여준다.

특히, 예술가로서의 양심에 대한 쇼스타코비치의 고민을 잘 보여준다. 예술은 이런 독재 체제하에서 사람들이 말하고 싶은 바를 대변해주는 역할을 한다. 쇼스타코비치는 독재에 순응하면서 한편으로는 그 독재에 저항하고 싶은 욕구를 음악으로 보여준다.

“그들은 종결부의 끽끽거리는 아이러니를, 승리의 조롱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들은 승리 그 자체만을, 소비에트 음악, 소비에트 음악학, 스탈린 체제의 태양 아래에서 살아가는 삶을 향한 충성스러운 지지만을 들었다.”

쇼스타코비치의 복잡한 심경은 소설 속에 자주 나타난다. 아마 누구나 그럴 것이다.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한 명씩 한 명씩 사라진다면 쉽게 저항하지 못한다는 것을. 그러나 쇼스타코비치는 음악을 통해 저항의 메시지를 던져본다.

“예술은 모두의 것이면서 누구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모든 시대의 것이고 어느 시대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그것을 창조하고 향유하는 이들의 것이다...예술은 시대의 소음 위로 들려오는 역사의 속삭임이다.”

물론, 그리고 이런 사회 체제 속에서 예술이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예술은 무엇인지 고민한다. 겉으로는 순응하지만 내면의 깊은 갈등을 작가는 말하고 싶어했는지 모른다. 인간은 누구나 그런 상황에서 갈등하기 때문이다.

“그는 일어서서 권력층에게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을 존경했다. 그들의 용기와 도덕적 고결함을 존경했다. 그리고 가끔은 그들이 부러웠다. 그러나 그가 그들을 부러워하는 이유 중에는 그들이 죽어서 살아 있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는 점도 있었으므로, 복잡한 문제였다.”

결국 이 소설은 예술과 정치, 현실과 이상의 대립 구도 속에서 쇼스타코비치의 조용한 저항을 통해 예술은 결국 어떤 특정 체제나 지도자가 아닌 예술 그 자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