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출신입니다만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인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부터 시작된 문과와 이과의 구분은 마치 문과와 이과가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물론 배우는 지식 자체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 지식의 토대는 결국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것들, 그리고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에 대한 것이다. <문과 출신입니다만>은 궁극적으로 문과와 이과 모두 같은 곳을 향해가고 있다고 말하려고 한다. 지금의 CEO들이 이공계가 많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는 이과 출신의 기업가, 의사, 학자 등을 인터뷰한다. 15명의 사람을 인터뷰를 그대로 책에다 녹여 놨다. 사실 이 책을 보다보면 문과와 이과의 구분보다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어떻게 세상을 보고 이를 통해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되어 있는지를 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로 다케시라는 해부학자, 작가, 곤충연구가와의 인터뷰에서는 서양과 동양의 시각을 알려주면서 동양 시각의 강점을 말해준다. 또 가와카미 노부오라는 CEO와의 인터뷰에서는 경쟁 보다 부전승을 하라고 말한다.



 

서양을 기준으로 삼아 바라보면 동양인은 주체성이나 자기다움 같은 오리지널티가 없어서 별로다라고 속단할 수 있지만, 사실은 정신없이 벌레를 잡으면서 적극적으로 뭔가에 스스로 녹아드는 것이 바로 동양인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네요.”

 

저는 경쟁에 흥미가 없습니다. 세상 속에서 성공할 때는 부전승을 하고 싶어요. 설사 경쟁상대가 있다 해도 절대 정정당당하게 맞서 싸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경쟁 없이 압승할 방법을 찾아야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기습이 최고입니다.”

 

어쩌면 저자는 이러한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문과도 성공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다고 했지만, 사실 세상을 종합적인 시각에서, 혹은 균형적인 시각에서, 혹은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문과라고 해서, 이과라고 해서 우리가 서로 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MIT미디어랩 연구소장 인터뷰에서는 통합적 시각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예술적이고 겉보기에 좋다는 것도 디자인의 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미래에 대한 일종의 책임을 느끼면서 새로운 기술을 만든다는 미학을 지니고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 우리 미디어랩의 분위기입니다.”

 

책에서 언제까지 문과라서 죄송할 건가? 우리도 성공한 문과가 되자!”라는 카피가 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문과와 이과를 떠나 모든 사람들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에게는 통섭적 시각이 필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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