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나오미 울프 지음, 윤길순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6년 10월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널려 있는 행동가치 중 하나다. 수 많은 성형외과와 지하철에 있는 광고들, 광고와 잡지에서 보이는 날씬하고 탄력적인 여성 모델들, 그리고 다이어트 광고와 이와 관련된 건강기능식품과 약들. 이 모든 것들은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하나로 정의하고 있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에 종속되어 살아가고 있다.

진보적 사회비평가이자 페미니스트인 나오미 울프는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에서 이런 사회의 현실을 비판하고 여성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외부적인 요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내가 이 책에서 옹호하는 것은 여성이 시장의 힘이나 수십 억 달러 규모의 광고 산업에서 지시하는 대로 따르지 않고 자신이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 문화, 종교, 섹스, 굶주림, 폭력 등 6가지 측면에서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일상에 뿌리내리고 있는 여성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아름다우면 어떤 것이든 용인이 되고 아름답지 못하면 그렇지 못한 현실을 말이다.

“일을 잘해도 아름답지 않으면 눈에 보이지 않아 실력이 있어도 소용없다는 말이다.”

잡지, 광고 등에서 보이는 ‘아름다움’은 여성의 스스로의 존중감을 하락시키고 잘못된 종교에서는 이를 이용해 종교적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이러한 아름다움은 성 산업에서도 이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성의 성이 곧 아름다움인데 거꾸로 주장”한다.

거식증, 폭식증에 사로잡힌 여성들은 ‘아름다움’이 강요된 문화 속에서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성의 몸이라는 것은 사회적 몸이 되고 이 속에서 여성의 정체성은 약화되고 있다. 성형외과는 이러한 현실을 대변해주고 있다.

“우리가 신화 아래서는 여성의 몸이 우리의 몸이 아니라 사회의 몸임을, 마른 것이 개인의 미학적 특징이 아니고 굶는 것이 공동체가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것임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여성이 화장을 하고 안하고가 아니라 여성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한데 우리 사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한다. 원서는 90년대 초반에 나왔음에도 지금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한 것 같다. 남성과 여성을 떠나 개인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측면에서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