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꿈 꾸는 자에게 있는 것

꽃들에게 희망을 (반양장)
트리나 포올러스 지음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요즘 같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 '희망'이라는 단어는 너무나도 희소성이 높은 단어이다. 어렵다는 말만 사용하고 '희망'이라는 단어를 장롱 면허처럼 장롱에 꼭꼭 숨겨둔 듯 하다. 하지만 오늘 이 책을 읽고 나면 달라질 것이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이 책은 아주 얇은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너무나도 강렬하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아마 중2 때가 아니었나 싶다. 국어 선생님이 한 번 읽어보라고 하셔서 그냥 사본 책이었다. 그 때는 이 책을 읽고 한 애벌레가 아무 생각없이 한 무리의 애벌레들을 따라가는 것이 너무 생각이 없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정말 생각없이 책을 읽어서 그런지 그런 느낌 밖에 받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 다시 한 번 보니 그것은 이 책이 말하고 싶은 것의 반도 안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 줄무늬 애벌레는 세상에 태어난 후, 나뭇잎을 갉아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몸집이 커지면서 애벌레는 어느 순간 나뭇잎 밖에 먹고 있지 않는 자신을 발견한 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줄무늬 애벌레는 자신에게는 더 큰 일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마치 인간이 자신의 잠재 능력을 계발하기 위한 삶을 시작하는 것처럼.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줄무늬 애벌레에게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 애벌레의 무리들을 보며 '이 길이 나의 길인가'라고 생각하며 그 대열에 낀다. 하지만 그 대열의 끝은 서로를 치열하게 짓밟고 올라가는 애벌레 기둥일 뿐이었고, 그 기둥의 끝은 아무 것도 없었다. 마치 인간이 자신의 길이라고 굳게 믿고 었었던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니었던 것처럼.
애벌레들의 대열에서 떨어져 나온 줄무늬 애벌레에게는 아무런 의지도 희망도 없었다. 자신에게 부여된 더 큰 일을 찾는 것은 이제 실패로 돌아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노란 나비를 만난 후 줄무늬 애벌레는 애벌레에서 나비로의 변태 과정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한 마리의 노란 나비로 다시 탄생하게 된다. 정말 한 인간의 고난과 역경을 보여주는 드라마처럼.

이 줄무늬 애벌레의 모습은 한 인간의 성장 과정과 자아를 향한 열망,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고난을 그리고 있다. 중2때의 생각처럼 '획일성을 벗어나라'가 아니었다. 누구에게나 고난과 역경이 있지만 그 두려움과 무서움을 이겨낼 때 우리는 비로소 한 마리의 나비처럼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어려운 경제로 인해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아니면 자아 탐구의 과정이 무엇이고 그 과정의 의미란 무엇인가를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모두에게 희망은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많은 성공기에 관한 책의 주인공은 자신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오늘 한 번 새롭게 마음가짐을 다지고 희망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