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의 이해
조지프 나이 지음, 양준희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는 넓고, 볼 것은 많다'. 이 말로서 이 책의 내용과 특징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말 그 대로 이 책은 국제정치에 대한 개론서이면서 심화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국제정치이론에 대한 논의 뿐만 아니라 신세계질서에 대한 논의까지 언급한다.

이 책은 분쟁 혹은 전쟁의 원인을 살펴보면서 전개해나간다. 그 전개 속에는 분쟁원인, 분석수준, 국가관 등을 통해서 분쟁이란 것이 왜 발생하며, 어떤 차원 속에서 어떻게 발생하는 가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한다.

물론 이런 논의 속에는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구성주의를 들면서 정체성, 문화, 역사 같은 것을 강조하면서 분쟁의 원인을 한 가지에만 종속시키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이 책이 개론서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구성주의가 아직은 이론으로서 보다는 대안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논의를 통해서 이 책은 분석차원을 점점 확대해간다. 즉 과거의 펠로폰네스 전쟁, 1, 2차 세계대전, 냉전 같은 전쟁 차원에서 국제정치의 난제인 개입과 주권, 상호의존과 세계화, 그리고 신세계질서라는 문제를 대하면서 여러 가지의 방법으로 이에 대한 고찰을 시도한다.

이런 시도를 하는 이 책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점은 역사적 맥락과 이론적 맥락을 적절히 조화시켜 설명하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역사는 알고 있어야 하지만...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면 정말 뭐가 남는 책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건 이 책의 심도있고 광범한 논의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자의 적절한 목차 배열로 기본부터 차근차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 장의 신세계질서 부분에서는 민족주의와 초민족주의를 보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문제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같은 것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이것은 또 구성주의에 대한 논의를 들으면서 일본의 정체성, 역사의식, 문화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한 층 더 심도있는 문제 의식을 가지게 될 것이다.

국제정치를 공부하고 있고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분명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고, 체계적이고 간결한 국제정치 기본서가 부족한 우리의 환경에서 이 책은 더할 나위 없는 텍스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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