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종말 - 반양장
오마에 겐이치 지음 / 한언출판사 / 1999년 10월
평점 :
품절


국가는 사라지고 국가의 껍데기만이 남아있다. 이런 생각은 이제 너무나도 보편적인 생각이 되버리고 있는 것 같다. 세계화라는 구호 속에 국가 간의 국경은 사라지고 있고, 더 이상 절대 주권이라는 개념은 메아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잘 대변하고 있는 책이 바로 <국가의 종말>이란 책이다. 미래학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마에 겐이치는 국가의 종말로 인해 '지역 국가'가 출현한다고 보고 있다. 지역국가란 인접한 국가들의 지역끼리 연계되어 국경을 넘어선 하나의 지역을 출현해 국가의 모습을 띠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일본의 오사카, 한국의 부산 같은 지역이 서로 연계되어 지역 국가의 모습을 띤다는 것이다.

지역 국가의 출현을 주장하기 위해 오마엔 겐이치는 현재 세계의 변화된 모습을 많은 사례를 들면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얘기는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으며, 세계가 하나의 국가를 형성한다는 극단적인 표현보다는 지역 국가라는 적절한 표현을 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설득력을 지니게 한다.

물론, 이 지역 국가라는 개념 역시 국가의 국경을 넘어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국가의 역할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보진 않는다. 세계화에 대한 많은 주창자가 얘기 하고 있듯이 국가의 역할은 어느 정도 남아 있다고 본다. 즉 국가란 지역 국가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지역들간의 연계를 촉진시키기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그의 생각은 국가 이익이라는 것이 기업, 시민 단체 등의 이익을 통해 형성된다고 보고 있으며, 그로 인해 미래 사회는 비국가적 행위자들의 행위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것은 곧 국가 주권이라는 개념보다는 시민 주권이라는 개념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또한 이 시민 주권의 작동을 위해서는 개인 간, 지역 간, 국가 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 의존이 중요하다고 본다.

결국 오마에 겐이치의 주장은 국가를 넘어서지만 세계를 넘어서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세계화에 대한 중간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지역 국가의 출현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지역 국가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은 곧 '제브라 전략'이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다.

90년대 들어 세계화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의 종말>은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또한 역사의 종말과 마찬가지로 '국가는 정말 종말의 운명을 맞이하고 있는가'도 생각해보게 된다.

이제 이 책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위의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이 책을 음미해보자. 새로운 발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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