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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중세(中世) - 21세기의 세계시스템
타나까 아끼히꼬 지음 / 지정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20세기라는 한 세기가 지났다. 에릭 홉스봄의 책 <극단의 시대: 20세기의 역사>가 말하는 것처럼 20세기는 그 만큼 치열한 세기였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20세기를 말하면서 항상 빼놓을 수 없는 것은 1917년 러시아 혁명, 40년대 중반 이후부터 시작된 미·소의 냉전, 1989년 동구권의 몰락, 1990년 소련의 붕괴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만으로도 20세기라는 세기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9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 교류를 계기로 많은 우여 곡절 끝에 20세기 말에 한반도의 긴장 완화라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에 대한 시비를 떠나 한반도는 이전보다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21세기를 맞이한 것이다. 물론 미국 공화당 부시 대통령의 강경한 현실주의 정책으로 갈피를 못잡고 있는 실정이지만 말이다.
<새로운 중세>라는 이 책은 이러한 20세기의 역사를 큰 변화적 틀 속에서 고찰하고 21세기의 새로운 시스템인 신중세를 들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세 부분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20세기의 역사를 정리한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 시스템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다음 세기를 위한 준비 부분이라 볼 수 있다. 크게 다섯 가지로 20세기 시스템을 들고 있다.
1. 냉전 2. 포스트 냉전 3. 포스트 패권 4. 상호 의존의 심화 5. 상호 의존의 제도화
특히, 각 부분들이 상당히 간명하게 정리하게 되어있어 국제 정치를 공부하는 분들을 위한 입문서로 적절하다.
두 번째로 21세기의 새로운 시스템인 새로운 중세에 대한 고찰 부분이다. 여기서는 과거의 유럽의 중세가 현재의 새로운 중세로의 이행 과정이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저자 다나까 아키히꼬는 아직은 과도기적 과정이기 때문에 새로운 중세로의 이행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중세로의 특성으로 저자는 세 가지 기준에서 고찰하고 있다.
1. 주체: 주체의 다양성 2. 이데올로기: 자유민주주의 3. 경제: 경제적 상호 의존
새로운 중세라고 한 것은 경제 부분에서 유럽의 중세와는 달리 NGO, 초국적 기업, 과학 기술의 발달 같은 것으로 인해 경제적 상호 의존성이 증가 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신중세 시스템의 적용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는 현재의 시스템을 다음과 같이 나누고 이러한 시스템 하에서 아시아, 특히 일본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현재의 시스템을 정치 체제의 안정과 GNP를 기준으로 제1권역(신중세권), 제2권역(근대권), 제3권역(혼동권)으로 나누고 있으며 중세로의 이행 과정이라는 것을 강조 하고 있다. 다음으로 제1권역에 속하고 있는 일본은 제2권역과 제3권역에 많을 도움을 줘야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국제 기구를 통한 평화 운동, 빈국에 대한 원조 등을 들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전체적으로 이 책은 국제 정치의 입문서로 적절하다. 하지만 제9장과 제10장에서 일본의 역할 부분에서는 새로운 중세라는 21세기 시스템이 일본이 어떻게 새로운 세기에 대비해야하는 가를 위한 세계 시스템이라는 성격이 든다. 물론 자국을 위한 다는 것은 좋지만 진정한 의미의 세계 시스템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을 보더라도 그 부분은 정제해서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