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충돌
새뮤얼 헌팅턴 지음, 이희재 옮김 / 김영사 / 199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역사 속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이다. 주지하다시피, 인간은 역사를 만들어 가고 역사를 이끌어 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이 만드는 역사 속에는 수많은 문명들이 존재했고 수많은 문명들이 흥망을 거듭해왔다. 특히 이 문명들이 인간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은 재고해 봐야 할 점이다. 그리고 이런 고찰을 통해 세계를 보는 것은 우리에게 다른 미래상을 제시해준다. 지금, 그 미래상(편협된 미래상이지만)을 <문명의 충돌>이라는 사뮤엘 헌팅턴의 저작을 통해 알 수 있다.

우선, 문명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간략한 정의를 내리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문명이라고 하면 대부분 국가 단위 또는 그 단위를 넘어서 발생되는 총체적인 것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면, 정치·사회 구조, 종교, 인종, 가치 등을 문명의 요소로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사뮤엘 헌팅턴은 21세기 국제 사회를 바라보는 신패러다임으로서 '문명'을 든다. 일반적으로 그리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국제 사회를 바라볼 때, 주요 관찰 대상은 국가라는 일원적인 단위(국가 중심적)였다. 이런 일원적인 단위만을 가지고 보는 패러다임에서 가장 고전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현실주의였다. 물론 현실주의 말고도 국가라는 단위에서 벗어난 국제 사회를 바라보는 또 다른 이론인 자유주의적 관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 패러다임 또한 국가를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이론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헌팅턴이 제시한 문명이라는 것은 국제 정치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헌팅턴이 상당한 현실주의자인 동시에 서구 중심주의를 가지고 있고 상당한 냉전적인 사고 방식을 통해 문명을 보고 있다는 것은 그의 이론에 대한 반론의 여지를 남겨두었다.

그의 이론에서 헌팅턴은 전세계를 7개의 문명으로 나눈다. '서구 기독교 문명, 동방 정교 문명, 이슬람 문명, 인도의 흰두 문명, 일본 문명, 유교 문명'

전쟁은 이런 문명들의 단층선에서 일어난다는 것이 문명의 충돌이론의 핵심이다. 즉, 전쟁이라는 것이 단지 국익, 안보 같은 것 때문이 아닌 문명이라는 요소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문명간의 전쟁에서 중요한 것으로, 위에서 문명을 나눌 때 봤듯이, 종교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명들 속에서 가장 중요한 문명으로 헌팅턴은 서구 기독교 문명을 들고 있고 서구를 중심으로 이론을 펼쳐나간다. 특히 서구와 이슬람의 대립을 중심으로 펼쳐나간다. 그래서 그런지 이슬람 문명을 피의 경계선을 가진 문명으로 설정한다.

특히, 이런 이슬람과 서구의 대립을 단지 이슬람 문명 하나만이 아닌 다대(對)일적인 모습으로 본다. 즉 서구와 비서구라는 이분법적인 관점으로 세계를 편향되게 본다. 이것은 앞서 말한 냉전의 사고 방식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과거 냉전 기간 동안, 소련과 미국이라는 양극으로 세계를 분할한 것과 같은 것이다.

헌팅턴의 이론은 앞서 말했듯이 너무 서구 중심적이다. 또한 너무 현실주의적이다. 단지 문명이라는 것을 자신의 이론의 도구로서 사용했다는 느낌이 든다. 구시대적 사고 방식에 빠진 헌팅턴은 이제 더 이상 나아갈 곳은 없다. 더 이상 서구 대 비서구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헌팅턴의 이론에 대한 반론으로 '문명의 공존이' 나온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