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름을 지킨 개 이야기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엄지영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자신의 이름을 지킨 개 이야기]


[★★★☆]


[인간다움에 관하여]


[2017. 8. 17 ~ 2017. 8. 18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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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의 페니, 나의 형제다.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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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가 사랑스럽다.

세상에 존재하는 감동이라는 감동은 전부 끌어모아서 꼭 안고있는 어느 인디언의 모습과 '그게 뭐?'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라고 말하는 차분한 표정의 개를 보니,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지켰는지는 대충 감이 올 정도이다. 사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는 띠지나 커버는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물론 관리 차원에서 그랬겠지만)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시각적인 장치를 못보는 것은 또 아쉽기도 하다. (그니까 책을 사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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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읽어버린 것의 향기가 저 어둠으로부터 희미하게 전해지고 있는 지금, 그런 것 따위에 신경쓰고 싶지 않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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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짧게 얘기하자면 '인디언판 은혜갚은 제비'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마푸체 인디언 마을에서 자란 개 '아프마우(=충직하다)'가 마을이 윙카(=외지인)의 손에 불타 없어지고, 강제로 끌려가 도망치는 인디언을 쫓는 개가 되었지만 결국에는 다시 몸바쳐 보은(報恩)하는 한편의 대서사시.


 인간의 입장에서는 단지 동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잘해준 전주인의 목숨을 스스로를 희생해서까지 구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스스로가 쉽사리 할 수 없는 일을 기꺼이 하는 아프마우를 보니 부끄럽기도 하다. 우리는 모든 종들 중에서 가장 뛰어남을 자부하고 또한 그러하나, 이러한 뛰어남 때문에 쉽사리 남을 돕지 못한다.


 속담에는 '검은 머리 가진 짐승은 구제 말란다'는 말이 있다. 은혜를 입어도 은혜를 값지 않는 사람을 꼬집는 말로 '

일부'만 그러하다고 하기에는 속담까지 만들어져 내려올 정도면 그 일부가 인간의 단면을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면을 질책이라도 하는 아프마우의 모습은 '인간다움'을 강조한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간의 복잡성에 대해 말하는게 아니다. 조금더 착하게 조금만 더 착하게, 선함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악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을 강조하는 <자신의 이름을 지킨 개 이야기>.


 이야기는 가벼우나 그 주제는 가볍지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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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치웨우 페니" 

(형제여, 우리는 앞으로 열 번은 더 이겨낼거야.)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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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푸체 인디언 어>

- 라쿤(rakonn) : 죽음

- 롱코(longko) : 영적 지도자

- 안투(antu) : 태양

- 윙카 : 외지인

- 아프마우 : 충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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