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4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황소연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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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


[기억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2017. 1. 3 ~ 2017. 1. 5 완독]



스포일러 일부 포함.



 데커는 다시 눈을 감고는 그가 '블랙박스'라고 부르는 머릿 속의 영상 저장 장치를 켰다. 눈앞에서 형상들이 보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지나갔지만 그는 블랙박스 안의 모든 것들을 볼 수 있었다.

p33

 "잘했어, 에이머스. 하지만 결국엔 네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거야, 형제."

p180


에이머스 데커.

어떤 사고를 겪은 후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가 된다.

그리고 그의 가족은 처참해게 살해된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그는 잊혀지지 않는 기억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수년 후, 자신을 범인이라 주장하는 한 남자가 나타나고,

외면할 수 없었던 기억을 안고 데커는 남자를 만나고자 한다.

그리고 근처 고등학교에서는 총격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어차피 목적은 같았다. 이 난장판을 만든 놈을 잡는 것.

p103

 가장 좋아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연주회에 갈때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습니까? 이미 그 곳을 외울만큼 잘 알고 있지만 이 특정 피아니스트가 그 곡을 어떻게 해석할지 듣고 싶은 거지요.

<디어 존, 디어 폴>


1.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점이 소설의 재미를 반감하는 식상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드라마, 영화, 소설, 만화 등에 수없이 많이 등장한 '클리셰(남용의 결과, 의도된 힘·새로움이 없어진 구 (상투구, 상투어)·표현·개념을 가리키며, 또 상황, 줄거리의 기법, 주제, 성격 묘사, 수사 기법 등, 흔히 있던 것이 되어 버린 대상)'였다.


 하지만 작가는 흔하디 흔한 재료로 맛깔나는 음식을 조리해 낸다. 육중한 덩치를 가진 전직 형사인 데커가 '모든 것을 기억' 할 정도로 뛰어나지만, 사건을 풀어나가는 열쇠가 그 기억 속에 있다는 것 뿐이지 '셜록'같이 단 수초 안에 추리를 해버리는 그런 추리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뛰어난 기억력을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나 사건 현장을 떠올릴 수 있는 그의 능력 덕택에 수사에 도움이 되는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 할 수 있었다. 어떤 사건을 단숨에 밝혀내고 범인을 색출하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사건에 대해서 생각하고 추리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것이 즐겁다. '뛰어난 기억력'은 단지 주인공 데커가 가진 '좋은 도구'로 취급되는 부분이 좋다.


 단순히 혼자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닌 동료들(전파트너 경찰 랭커스터, 저널리스트 재미슨, 연방요원 보거트)의 도움으로 실마리를 찾기도 하고, 범인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는 등 주변 인물들이 '딱 한가지만 특별한 평범한 주인공'을 곁에서 여러모로 채워주는 모습이 좋다.


 

 "(기억이)되살아 날 수가 없죠. 이제껏 한시도 잊은 적이 없거든요."

p141

 자기들이 나보다 더 영리하다는 걸 과시하는거지. 실제로 그럴지도 모르고.

p341


2.

 여기에 특별한 주인공을 마음껏 주무를 정도로 특별한 범인과의 대결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여기 저기에 설치한 함정에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격분하기도 하며, 체념하지고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딛고 일어서 범인과 마주보는 주인공의 모습이 상상되어 좋다.


 더욱이 죽어버린 자신의 가족에 대한 연민이 소설 속 곳곳에 등장해 주인공을 괴롭히는데, 그 감정이 절절히 느껴져 작가의 필력에 감탄할 따름이다.



 놈들이 원하는 건 나야.

p353

 

 3.

 예측불가능할 정도로 몰아치는 참신하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인물들이 매우 사이코인 범인을 뒤쫓는 모습을 즐겁게 따라갈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에 범인을 마주했을 때는 살짝 뻔한감이 있었다.) 결국, 사건은 해결되고 주인공 데커는 모든 일을 마무리하며 끝이나는 듯 하지만, 연방요원 보거트가 짠 특수 수사팀에 합류하며 다음을 기약하니 앞으로 또 어떠한 사건이 닥칠지 궁금하다.




 "그럼 우린 내일 다시 올게요. 앞으로 다시 혼자 있을 일은 없을 거예요. 그동안 충분히 혼자 있었잖아요."

p486


4.

 그래서 퍽 재미있다.







<사용 하지 않은 책 속 한마디>

1. 죽은자는 급할게 없다. (p105)

2. "이번에도 경험에서 우러난 추측입니까?"

   "이번에도 경험에서 우러난 추측입니다." (보거트와의 대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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