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말들의 위로 - 흔들릴 수는 있어도 쓰러지지 않는 인생을 위해
유선경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아주 오랜 말들의 위로]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온다면]


[2016. 12. 12 ~ 2016. 12. 13 완독]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무엇이 없는지 알지 못한다. 그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그러다가 그게 나타나면 단 한순간에 확실해지지요.

P143

 우리는 살아 있기에 매 순간 상실을 겪는다. 아이는 자라고, 노인은 죽고, 순수했던 친구는 뻔뻔해지고, 연인은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이미 가진 것도, 또한 그토록 갖고 싶어하는 것도, 모두 유한하다. 그 유한함과 그럼에도 불구한 용기가 생을 가치있게 만든다.

p17

 빈 데는 비워둔 채로 가는 거다. 그래서 인생은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안심하라. 그렇다고 불량인 것은 아니니까.

p40


 인간이 '무조건' 겪을 수 밖에 없는 '상실, 불안, 고독, 억압'과 같은 감정 조차 스스로를 구성하는 감정. 우리 머릿 속에 존재하는 착한 늑대와 나쁜 늑대 중에서 우리가 먹이를 주는 늑대가 결국 이길 것이라는 유명한 인디언 이야기 중 하나가 떠오른다. 어떠한 상황이 되었든, "나는 나 스스로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p8)라는 스스로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이 끝날때 까지 힘주어 설명하고 있지만... 글쎄. 


 무수한 감정들이 스스로의 몸에 한순간 커다란 구멍을 만들지라도,혹은 구멍을 천천히 메우더라도, 어떠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더불어 사는 삶을 선택하고 타인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노력하자며 건내는 친절한 손을 나는 잡을 수 있을까. 나는 정도(正道)에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사람인가. 


 새하얀 표지에 높다란 노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어느 공간에서 덜어낸 것은, 기꺼이 타인이 지닌 상실과 불안과 고독과 억압을 덜어내고 받아들여, 그 자리에 샛노란 위로를 남기고 돌아오는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사람처럼 느껴진다. 누구도 할 수 없을 것 같이 보이지만 조금만 용기를 낸다면 닿을 수 있는 용기있는 행동이 까슬까슬하지만 좋은 느낌의 책 표지와 잘 어울린다.


 나는 당찬 목소리로 작가가 말하는 정도를 말하지 않는다. 거의 대척점에 서있다고 해야하나. 긍정보다는 부정을 낙천보다는 염세에 몸을 담고 있음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는 내가 정도를 말한다? 웃기는 말이다. 단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을 때, 더 이상 눈을 돌릴 수 없을 때, 비겁하게 중도라는 이름뒤에 숨어 있을 때, 언젠가 선택의 순간이 온다면, 아니 반드시 다가올 그 때가 되면, 올바른 길을... 정도를... 어설프게라도 정도를 선택하고 싶다는 것이 내 희망이자 더 이상 물러서서는 안되는 마음의 마지노선이라 하겠다. 


 약하디 약한 머릿 속의 착한 늑대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해서 준비하는 음식이 이러한 '정도를 말하는 책'을 꾸준히 읽어주는 이유다. 아직 오지는 않았지만 반드시 올 그날을 위해서 말이다.



<책속의 책>


1.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2. <붕대클럽>

3. <그 날들> - 윌리 로니스

4.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5. <흰 개> - 로맹 가리

6. <마담 보바리>

7. <모래 남자>

8. <맥베스>

9. <로봇> - 카렐 차페크

10. <모모>

11. <리스본행 야간열차>

12. <결혼의 변화> - 산도르 마라이

13. <꽃들에게 희망을> 트리나 폴러스

14. <심연으로 부터> - 오스카 와일드

15. <농담> - 밀란 쿤데라

16. <달과 6펜스> - 서머싯 몸

17.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 장 자크루소

 가끔은 단 권으로, 때로는 여러 권으로 말해주는 삶에서 우리가 끌어 올려야 하는 정도(正道)를 위한 마음의 양식을 덕분에 많이도 추천 받았다. 과연 적어 놓은 책을 얼마나 볼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어떤 책이든 나를 한층 더 나아가게 하는 좋은 책임은 분명할 것이다. 


  그리고는 내가 어떤 것들을 책에서 건져 올렸나 살펴 보니 대부분 혼란인 상황에서 빛을 기다리는, 그것도 아니면 컴컴한 복도 끝에서 멀리 보이는 한줄기의 빛을 따라가고 싶은 소망? ... 그러고 보니 이래나 저래나 나는 어둠 속에서 있네? 뭐 좋아. 내가 그 빛을 쫓아 가든, 그 빛이 나를 쫓아오든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하나만으로도 충만함을 느끼니까. 


 당신은 <아주 오랜 말들의 위로>를 통해 어떤 것을 끌어 올릴 것인가? (생각해보니 '위로'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생각이 다른 곳으로 튀었다.)





<책 속 한마디> (부제 : 이건 어디다가 끼워넣지?)


 어른들은 아이가 철드는 걸 인생의 당연한 과정으로 여긴다. 그러나 세상의 어떤 아이도 안락하게 철들지 않는다. 그들은 감당하기 힘든 전재미문의 사건에 직면하고, 어른에게 말해봐야 소용없음을 직감하며 자기 안의 소중한 것을 내주는 대가를 치른다. 그렇게 억지로 철들어 간다.

p22


 인간은 그리 쉽게 희망에 속지 않는다. 그러나 희망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맛본 후엔 희망이 마치 자신의 중대한 채무자인양 쫓아 다니게 된다. 희망이 자신에게 빚진 적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과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못한다.

P89



 자신이 하는 일에 흥미와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직장인이 받는 월급이란 세상에 둘도 없는 자신의 시간을 팔고 받는 대가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터득했고, 나는 내 시간에 있어서만큼은 아주인색해지고 싶었다. 비싸게 팔거나, 그럴 수 없다면 내가 쓰고 말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P126



 우리의 삶은, 기억하자!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끊임없이 나를 결정하는 매 순간으로 연결된다. 그러므로 여생이라는 말은 사전에서 없어져야할 단어이다.

P168




 애벌레들이 기를 쓰고 올라가는 커다란 기둥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 아무도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면서 올라간다. 저렇게들 서로 올라가려고 야단인 걸 보니 '틀림없이'  굉장히 좋은 것이 있을 거라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 걸 보니 '틀림없이' 좋은 곳일 거라고 무턱대고 확신할 뿐이다. 오르고 싶은 곳이 있다는 것은,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이 있다는 것은 꿈이 있다는 것이다. 꿈이 있는 한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과연 안심해도 되는가?

p171



 지금까지 쓴 글이 진실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하지만 운명이 아닌 자기 자신이 행복과 불행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자각은 분명 많은 것을 달리 선택하게 하며 달리 살아가게 한다. 우리는 분명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다.

p197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맞는 일을 찾아내기 위해 이리저리 해보는 시간은 낭비, 방황, 능력 부족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시간이다. 그러한 시간을 거치지 못한 채 세상에 나가면 연기를 해야한다. 그 모습을 자기라 착각하고 주장하면서, 자기가 녹을 까봐 두려워하면서.

p199



 삶은 이루면 이룬대로 이루지 못하면 이루지 못한 대로, 가지면 가진 대로 갖기 못하면 갖지 못한 대로 불행하다. 스스로 완벽하고 한계가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이루어야만, 소유해야만 보다 완벽해질 수 있다고 믿는  한 그렇다. 그런 상태에서는 단 한번도 높이 날 수 없다.

p228



 "찰리 브라운, 인생이란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거랑 비슷해. 어떤 사람은 빠른 차선을 좋아하지. 어떤 사람은 추월 차신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또 느린 차선에 남아 있으면서 만족하는 사람도 있지. 찰리 브라운, 삶을 고속도로라고 한다면 너는 어디를 달리는 것 같니?"


 "15킬로미터 쯤 전에 출구를 놓쳐버린 것 같아."

p245 <피너츠> - 찰스 M 슐츠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힘들데도 읽는게 도움이 되나요?" 내 답은 "물론!"이었다. 이해 못하면 못한대로 저장된다. 책은 머리로만 읽는게 아니다. 몸도 함께 읽는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불현듯 '이런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하며 어렴풋이 떠오른다. 다시 찾아 읽게는다. 이해되 뿐 아니라 정확한 지점에서 도움 받을 수 있다. 이럴 대 그 책은 작가의 것이 아니라 내 것이다. 내가 새롭게 이 후의 이야기를 쓴 나의 책, 말이다.

p255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진정한 삶의 의미는 인간의 내면이나 그의 정신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p259 <죽음의 수용소에서>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아주 오래된 말들의 위로> 책미리보기 http://goo.gl/W2uZ3N 

* <아주 오래된 말들의 위로> 함께하면 좋은 책 : 하루 명화 하루 명언(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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