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3호 열차 - 제5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허혜란 지음, 오승민 그림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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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호 열차]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2016. 10. 9 완독]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




 개인의 삶은 그것으로 역사가 된다.


 각자가 얼만큼의 삶을 살아가든 그것은 개인을 넘어 어떤 역사가 된다. 좋은 삶, 나쁜 삶을 떠나서 '삶의 발자국'은 티끌이라도 남기 마련이다. 나 뿐만 아니라 당신 또한 어떤 시대에 태어나 어떤 발자국을 남기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는 어떠한가. 역사의 진실성은 역사학자들에게 맡겨놓고 일반적으로 배워온 역사는 어떠한가.


 단 한줄로 정의되는 역사 뒤에 숨겨진 삶은 얼마나 거대할까. 예를 하나 들어볼까. "대한민국이 독립했다."라는 문장에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이 뿌려졌을까. 나는 절대로 모를 것이다. 전쟁을 겪은 세대였던 할머니가 옛날 옛적 얘기를 들려주더라도 '그랬겠구나...'에서 생각은 멈춘다. 먹을 것이 없어서 나무뿌리를 벗겨먹고 땅에 떨어진 음식을 먹었을지라도 상상은 가능하나 가슴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지는 않는다.


 여기 그러한 문장 하나가 있다.


 "러시아는 1937년 고구려인을 연해주에서 중앙 아시아로 강제 이주 시켰다."


(클릭하면 출처로 이동합니다.)



 일제침략으로 인해 나라를 잃은 조선인은 그 어떤 목소리도 낼 수가 없었다. 망국의 슬픔은 어디에나 따라다녔다. 아무런 이유도 모른체 살던 곳에서 추방되어야 했던 그들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울 수가 없었다. 살을 애는 추이와 의자도 없는 더러운 화물칸에서 발생하는 질병과 싸워야 했다.


 '503호 열차'로 상징되는 우리네의 슬픈 과거를 글로 그림으로 엿본 나는 슬펐으나 그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이 일은 과거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과거를 길잡이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다짐을 할뿐이지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어디에 도착하더라도 다음을 준비하는 할머니의 씨앗봉지. 아픈 동생을 살리기 위한 형의 뜨거운 형제애. 차디찬 열차에서 태어난 새생명. 가장 비참한 곳에서 써내려가는 새로운 이상향. 어두운 색감의 그림과 뜨거운 사람들의 밟음과 어우러진다.


 "고려인이 앉는 자리에선 바위에서도 싹이튼다."고 했던가. 얼마나 힘겹게 삶을 일구어왔는지 상상할 수도 없다. 감사하다. 지금 나를 이자리에 있게해준 모든 이전 세대 감사하다. 감사하다. 이 말 밖에 할 수 없다.



 "우리는 짐승이 아니야! 죄인도 아니야! 노예도 아니야!"

p53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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