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표류
이나이즈미 렌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직업표류]


[멈추면요, 불안해요]


[2016. 8. 25  ~ 2016. 8. 28 완독]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

 




"솔직히 말할게요. 멈추면요, 불안해요. 사실은 나한테 자신이 없으니 계속 달릴 수 밖에 없어요. 달림으로써 불안한 마음을 감추는 거죠.

p371

​ "결혼하여 아이낳고 아파트사면 끝나는 인생은 싫다."


​'KBS 스페셜 제29화' 2016년 8월 25일자에 방송된 "청년, 탈출 꿈을 찾아서"


http://nstore.naver.com/broadcasting/detail.nhn?productNo=570915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239127




 KBS 스페셜 '청년 탈출을 꿈꾸다'와 무한도전의 '도산 안창호 특집'을 봤다면 <직업 표류>라는 책에서 말하는 내용 +α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헬조선 (or 지옥불반도).

대한민국을 강타한 신조어 중에서 가장 일선(一線)에 서있는 단어이자 큰 논란을 불러온 단어. 각자가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맞다!'라고 말하는 이들과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을 정도로 상반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서로가 인정하는 부분에서 '소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자'라고 말해주고 싶다.


 친구들과 술 한잔 걸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공감점이 몇개 있다. 일이 힘들다 때려치우고 싶은데 통장보면 출근해야 겠다는 얘기. 맞벌이를 해도 아이를 기르고 양육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 노후에 연금으로 먹고 살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얘기. 등등. 대부분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을 전재로 하고 있다.


 온갖 뉴스에서 불안한 미래와 참혹한 현재에 대해서 우리를 자극하니까 '그런가 보다.'라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크게 터진 사건만 저정도면 수면 아래 있는 자잘한 사건과 아직 터지지 않은 거대한 사건은 우리에게 얼마나 큰 마이너스가 될까라는 생각도 든다.


 반쯤 우스갯 소리로 '한국은 일본의 10년(or 20년)전의 모습이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선진국의 경제 모델을 많이 차용해온 우리 나라는 일본이 지나간 길과 비슷하게 성장해왔고, 성장에 따른 문제점도 거의 비슷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말이다.


 1980년 대에 발생한 일본의 거품 경제의 소멸로 일본의 불황은 현재형이라는 말이 아직도 들린다. '잃어버린 10년', '잃어버린 20년'이라 칭하며 불황을 자조적으로 평하며 이 시대를 살아온 세대에게 '로스트 레저레이션(잃어버린 세대)'라는 신조어를 붙어줄 정도로 엄청난 고난을 겪어 왔다.


 뭐 그리고는 현재로 넘어가 차츰 안정을 찾고 있다라는 기사가 보이는데...  흥미로운 부분은 이런 기사말미에 과거 일본이 겪었던 문제가 현재 한국에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는 점과 '일본은 버텨내고 있는데 과연 한국은?'이라는 뉘앙스의 기사와 댓글이 항상 따라온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는 못 버틴다는 의견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있지..)




 안정과 성장의 '신화'는 이미 무너져 있었다. 당연하게 여겼던 성장 신화가 사라진 '시대' 상황에서 종신고용, 연공 서열 같은 제도도 믿을 수 없었다.

p19

 장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인데 근무시간이 끝나고도 잡일을 하거나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 술을 따라야 한다면 어떻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p29



 <직업표류>도 이런 시류(時流)에 편승하여 '과거와 현재의 일본은 어떻했고 현재의 한국은 이러하니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라는 상투적이지만 중요한 물음을 던지는 책이라 본다. 같지만 다르고, 다르지만 같은 역설적인 관계에 놓인 한국과 일본. (오..형제..여)


 다양한 직업을 가진 8명이 풀어내는 '일본 사회'에 대한 얘기는 한국의 그것과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이다. 꿈, 현실, 적성, 희망, 초조함, 불안, 허무감, 굳건한 의지 등 이제 막 성인이 되려하는 청년이 보이는 감정은 세계 어디를 가도 똑같을 것이다.



 일하면서 설레고 흥분되는 경우는 이제 거의 없어요.

p228

 조금 더, 조금 더. 발을 멈추면 불안해지게 만드는 그 말이 마음속에서 쉬지않고 맴돈다.

p194

 선택지는 늘었지만 성공 확률은 낮은 시대와, 선택지는 적어도 성공 가능성이 높았던 시대의 차이. 그런 차이가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으로도 나타납니다.

p156


 특히, '일(Work)'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을 가감없이 적혀 있어 공감을 얻을 요소가 많다. 어릴 적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온 '적성에 맞는 일',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고, '내게 맞는 일인지 아닌지는 상관없이 돈이 되는 일'로 밀리고 있는 우리네가 슬프다. (이것이 비단 청년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수저계급론, 헬조선, N포 세대' 등으로 대변되는 깊은 불안이 터져나오는 슬픈 그림자가 비추는 시대에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떨어질 줄 모르는 실업률과 불안한 현실에 비정상적인 비율로 치솟는 공무원 지원. 내 집 하나 마련하기 어려운 시대에 월급 빼고 모조리 오르는 세상.




 회전 목마를 타고 도는 인재를 차례차례 밀어 떨어뜨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p267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별다른 선택지가 없을 지라도 살아가야 한다는 점은 확실하다. 갈수록 불확실하고 불안해져가는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에휴. 그렇다고 뭐 어쩌겠는가. 살아야지.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있지 않을까? 살만한 나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너무 큰 바람인가?


 대한민국을 탈.출.해야지만 꿈을 꿀 수 있는 청년들이 슬프다. 분명 어렵고 힘든 것이 타향살이라고 하지만, 타향살이어야 삶을 살 수 있다는 역설. 워킹홀리데이를 하며 만났던 이민을 준비했던 사람들, 인종차별에 눈물을 흘린 사람들,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겪었던 사람들. 재외 동포는 한국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데 정작 한국에 사는 이들은 정체성을 버려야할 정도로 내몰린 지금이 아이러니 하다.



 힘내자. 청년은 물론 우리 모두. 화이팅. 희망을 가져보자.





 부모가 상상하는 '사회'가 아니라 자신이 상상하는 '사회' 안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p323

 회사 이름에 의지하지 않고, 사소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는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모호했던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었어요. 여기까지 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p280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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