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 1
유세윤.공지원 지음, 이규환 그림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유턴 Ⅰ,Ⅱ]


[★☆]


[좋은 취지와 소재를 개그로 날려먹는 만화]


[2016. 6. 13 완독]




“아날로그라는 것은 시와는 상관없이 누군가의 추억인 것 같다.
그립다. 항상 그립다. 벌써 어제가 그립다.
난, 누군가에게 기록되기보다 누군가의 추억이 되고 싶다.”

By 유세윤


 별로다.

좋은 취지와 좋은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날림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 책도 오랜만이다. <유턴>이라는 책은 딱 작가 본인이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사람의 삶이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면 한쪽 손에는 꼭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나는 아직 피처폰을 쓰지만, 그건 내가 스마트폰을 쓰면 거기에 푹빠지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이지 결국에는 쓰게 될 것이다.) 어디서나 인터넷 세상에 연결되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공유하고 즐기는 것은 좋지만, 이에 따라 등장하는 스마트폰 중독을 조심하자!는 취지의 소재는 좋다.



 "다들 누구와 함께하고 있는거야?"


 지하철이 굴속으로 진입하여 주변이 어두컴컴해지자 스마트폰 '빛'에 반사된 사람들의 얼굴만 동동 떠있는 모습을 강조하며, 우리가 얼마나 스마트폰에 빠져 살고 있는지 잘 나타네 준다. 이에 스마트폰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주고자 뭉친 주인공 유세윤을 포함한 6명의 인물들의 행동에 대해 <유턴>은 그리고 있다.


 그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못쓰게 하거나, 인터넷 접속을 끊는 등의 사소한 작전이 어느 순간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미지의 세력과 맞서는 모험으로 변하니 나름 스펙타클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개그는 책에 몰입하는데 있어 큰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


 유세윤의 트랜드 마크 중 하나인 원숭이, 옹달샘의 유상무를 까는 행동, 자학개그 등 따로 떼어서 볼 때는 흥미롭겠지만 '책을 읽는다'라는 행위에 있어 이러한 양념은 잘 진행되는 이야기를 뚝뚝 끊어먹는 훼방꾼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좋은 소재와 취지를 내지 않아도 될 개그 욕심으로 망친 <유턴>이 별로라는 얘기다.



 개그를 조금... 아니 많이 덜어냈으면 깔끔했을 책이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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