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서다 - 불행한 시대 이상한 나라에 사는 우리의 자세 우리 시대의 질문 3
김중미 외 지음 / 현실문화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곁에 서다]


[★★★☆]


[사회를 향해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2016. 6. 16 ~ 2016. 6. 20 완독]






사회를 향해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사람을 살리고자 나섰는데 가치 중립적인 게 있을 수 있을까요?

(덧, 뉴스에서 그렇게 어필하는 생계형 범죄... 와는 별개로..)

p170

큰 흐름을 거스르는 건, 아주 용기가 필요해... 그리고 나는 그 용기를 존중해.
하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아.

즉, 너 같은 사람을 특수한 사람 축에 들어가지. 그에 비해 우리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쓰레기 들이지.

근데, 그게 평범한 인간이야.

만화 <진격의 거인> 中


 개인적으로 '나'라는 인물을 스스로가 판단한다는 것이 웃기다고 생각이 든 이후에는 '나는 어떻다'라고 말을 하고 다니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어느 정도는 인지해야 죽을 때까지 최대한 올바르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 가끔은 그런 생각을 꺼내보기도 한다.


 그럼 '나'라는 인간은 어떤 인간일까? 여러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 가운데도 내가 '착하다', '올바르다'라는 생각을 별로 들지 않는다. 물론 친구들이 별명으로 쓰레기니, 또라이니, 싸이코니 하는 (... 잠깐만... 이것들이...) 수식어는 집어치우고 그냥 '평범하다'랄까?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돈도 많이 벌고 싶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고, 여행도 마음껏 다니고 싶고, 일은 적당히 하고 싶고, 주말에 친구들과 술 한잔하고 싶은... 그런 평범한 인간. 불의를 참고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그런 평범한 인간 말이야. (쩝...)


 

 우리 아이들은 거의 다 노동자로 살아가겠죠. 저는 가장 큰 착각이 '내 아이는 노동자가 되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인 것 같아요.

p45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견해 자체도 하나의 정치적 태도"(조지 오웰)이며,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는 사회적 과정과 활동이 모두 정치다.

p54

 "선생님은 전쟁터에 계신 거예요. 아무리 좋은 갑옷을 입어도 총 맞으면 아파요. 다쳐요. 총을 못 쏘게 해야죠. 선성님 직장처럼 열서너 시간씩일 시키는 곳에서 아무리 저염식을 하고 유산소 운동을 해도 고혈압 못잡습니다. 그런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 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필요합니다. 그러다가는 죽습니다.

p157


 어찌 보면 평범하지만 어찌 보면 대단한 사람들의 이야기.

뉴스에서 최소 한 번쯤은 들어본 강정마을, 세월호, 삼성반도체, 성 소수자, 용산 참사. 우리와 가장 가까운 얘기지만 가깝지 않은 얘기로 치부하며 살아온 평범한 이들에게 던지는 책임과 의무에 관한 이야기들.


 우리는 안다.

'모두가 아닌 일부'라는 단어에 숨어 자행되는 비합리적인 일들. 최저 시급을 챙겨주는 것은 멍청한 짓, 월급에는 야근 수당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는 논리, 주말에 출근하는 것은 당연하고, 산재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 도처에 널려있다는 것. (실제로 직장에서 다치는 것이외에 오랜 기간 일해서 누적된 병(디스크 같은 것)에 대해서는 산재처리가 어렵다는 것) 일부의 마법, 일부의 기적. 다 머나먼 곳의 이야기지?



다 돈으로 환산하려고 하고, 환산되는 것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p160

 변호사법 제1조 제1항

-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기독교는 박해를 피해 사람들이 산속에서 숨어지내야 했던 소수자들을 위한 종교로 출발했습니다.


 타인을 위해, 미래를 위해, 내 아이가 살아갈 희망찬 나라를 위해 등. 스스로가 '옳다'라고 믿는 길을 굳건히 걸어가는 이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가. 나는 그저 타인, 제삼자. 그 길에 발끝이 닿을까 봐 두려워하는 쓰레기. (...) 타협안은 누군가가 고군분투하면서 앞으로 걸어갈 때, 겨우 경계선에서 마음속으로 응원하거나 성명서에 사인을 하는 것이 다겠지.


 <곁에 서다>라는 책이 용기 있는 우리 이웃이 정감있게 어깨동무를 하며 지나가는 소리로 '너는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니?'라고 물어오는데, 허를 찔린 것 같아 아무 말도 못하겠더라. 그리고 아무것도 못할 것 같고. 그저 비릿한 미소가 입에 걸린다. 슬프네. 내 용기는 어디 있을까.






 이것이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인지 의문이 들어요,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사는데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닐,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것에 내 삶을 그냥 맡겨 놓는 게 오히려 목숨을 거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p268

Als die Nazis die Kommunisten holten,
habe ich geschwiegen;
ich war ja kein Kommunist.

Als sie die Sozialdemokraten einsperrten,
habe ich geschwiegen;
ich war ja kein Sozialdemokrat.

Als sie die Gewerkschafter holten,
habe ich geschwiegen;
ich war ja kein Gewerkschafter.

Als sie mich holten,
gab es keinen mehr, der protestieren konnte.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 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 주당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First they came>

- 마르틴 뉘묄러 -


<책 속의 영화>

: <우리 학교> <박치기> <60만 번의 트라이> <또 하나의 약속> <탐욕의 제국> <어 퓨 굿맨>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

<밀크>


<책 속의 책>

: <성장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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