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삶에 관하여 (2017 리커버 한정판 나무 에디션)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버티는 삶에 관하여]


[★★★☆]


[버팀의 끝에 서있는 것은 무엇일까...]


[2015. 12. 11 완독]


우리는 버텨야 합니다.

버티는 것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 #링크>은 아는 형이랑 거하게 한잔 하러 술집에 갔을 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마지막에 나오는 '여자'얘기 정도로 '그냥 듣고 흘리는' (본인이 제일 힘든) 군대 얘기랑 비슷하니 그 다음 날이 되면 잊어버리는 그런 얘기라 <버티는 삶에 관하여>도 별 기대 없이 봤었다.


 여러 매체에서 주구장창 얘기를 해서 당연하다는 듯이 되어 버린 자살률이 지금 얼마나 되는지 기억하는가? 대충 OECD 정점을 찍고 있음은 기억할 것이다. 통계청 <전국 지표 현황(2000 ~ 2015)>를 찾아보니 인구 십만명당 자살률은 24.70명이며(와...미.친), 청년층이라고 부를 수 있는 10대에서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가 '고의적 자해(=자살)'임을 쉽게 찾아 볼 수가 있다. (전체 연령에서도 자살과 암은 1위와 2위를 유지하고 있으니 우리가 죽으면 대부분 암 아니면 자살이다. 와...옵션이 너무 고급져서 눈물이 다 나는구만.)


 더우기 '노력'(요즘은 긍정과 부정의 중의적인 표현으로 쓰인다.)으로 대표되는 촉발된 세대간의 전쟁은 그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성장 정체와 그에 맞춰 발생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실업, 고용불안정 등은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어딘가를 표류하고 있으니 '답이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인생이 영화나 연속극이라도 되는 양 타인과 자신의 삶을 극화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은 그 상처를 계기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거나, 최소한 보상 받으리라 상상한다.

p18

 너무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하는 것이라고 말하기에는 '뉴스나 신문을 일주일만 보면' 그런 소리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겠다. 모두가 각박해져가는 세상에서 사금을 채취하듯 캐내는 '사람간의 온정'은 연일 뉴스에 나오는 경악할만한 사건 사고에 묻히고 있고, 행복했던 '그 때 그 시절'은 TV 시리즈에서나 볼 수 있는 환상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모두 별로다." 글쓰는 동네 형이 말했다.


 내게 고시원은그때 그 시절의 뜨거움이 아니다. 그것은 약간의 살냄새가 더해진 삶의 풍경이자, 지금 딛고 서 있는 현실의 연장선이다.

p47

​ 따스함이 넘쳤던 이웃간의 '정'만이 기억 속에 남기고 싶은 우리에게 '과거의 어려움'이 지금을 비추는 빛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가슴 속에 켜켜이 쌓아 두었거나 외면해버린 슬픔을 억지로 꺼내보게 만드는 '신파'와 같이 우리는 모두가 같이 사는 세상에 있으나, 모두가 혼자가 되어가는 세상에 홀로 서있다.


 오직 한 사람만이 먹을 수 있는 황금 사과를 위해 아귀처럼 위를 향해 달려가는 레이스에서 뒤쳐진 '우리' 부적응자, 실패자들은 지옥 속에 떨어져있는가? 아니, 황금 사과를 먹은 그 한 사람 조차 지옥 속에 속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군대 조직은 그 자체로 이미 방안의 코끼리고 항체가 만들어질 수 없는 바이러스다. (중략) 세상은 한국 군대라는 비정상 안에서 정상인으로 잘 버텨내며 그 안의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셔 자기화하는데 성공한 사람을 '사회 생활 잘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p135  

​ 

 '다음 세대에게 이런 사회를 물려 줄 수 없다!'며 봉기했던 민주화 항쟁의 정신은 없어진지 오래다. 끊을 수 없는, 아니 끊고 싶지 않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군대 문화뿐만 아니라, 젊었을 적에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했었던 그 청춘들을 바라보는 지금의 청춘들도 똑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을 뿐, 튼튼한 어둠의 굴레는 강하게 결속될 뿐이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있다. (흠.. 예를 들자면 대학교 MT 때 친목을 핑계로 굴리는 것? 아 물론 친목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매년 '아니다'라는 말이 나온다면 고쳐야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열심히 생활한 당신조차 조직으로부터 버려지는 일이 발생한다. (중략) 당신은 2년짜리 톱니바퀴에 불과하다. (덧. 요즘은 4년인가? 아직 바뀌지 않았지?)

p141


 '삶'을 이어가야하는 우리가 이러한 거대한 흐름을 거스른다면 '꺾일 뿐'임을 아는 당신은 이미 사회인. 더럽고 치사해도 해야하는 사회인. 이러한 세태에 비혼, 저출산으로 복수?를 계획하는 청년들에게 '핀잔어린 시선'만이 돌아가고 있지만 아마 멈추지는 않을 것 같다.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자녀가 '결혼을 하지 않을 거야'라는 말을 장난으로 넘긴다면은 직장에 나가서 그 나이 또래에게 이렇게 물어보시길. "결혼을 포기하는 것이 확실한 노후 대책이라는 말이 사실인가?" 아마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못 믿으신다면?



 아무도 20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물며 20대 스스로도 자기 세대의 이야기를 외면한다. 그들에게 본인들의 세계를 성찰할 여유나 자존감 따위는 남아있지 않다. 오로지 끝없는 경쟁과 취업 전쟁만이 세계의 전부다. 그렇게 만든건 20대 자신이 아니다. 그런 세계가 주어졌을 뿐이다.

p148


 자! 아이 한명을 키우는데 보건복지부가 2013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무려 3억 896만원이란 통계가 있다. 대학교때까지만 산출한 것이니 바로 취업을 하지 못한다면...? 더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3억으로 퉁치고 넘어가도록 하자. 또한 은퇴 정적 생활비 최소 196만원 #링크 라는 희안안 통계를 비추어 볼 때, 약 200만원으로 치면 1년에 12개월, 2400만원. 5년 1억 2천, 10년 2억 4천으로 대충 산출해 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출산률이 2014년 기준으로 1.21명. 대체출산률(나라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출산률이라 생각하자) 2.08명의 절반에 불과하나 #링크(국가별대채출산률) , 혹시라도 출산 장려 정책이 성공해서 2명으로 끌어올려 자녀가 2명이 된다면, 키우는데 6억!!, 앞서 얘기한 은퇴 적정 생활비를 따져보아 30년에 7억 2천이라도 해도 어느정도 버틸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정도면 감이 오는가? (전부 뉴스에 나온 내용이다.)

​ 거기에 소득의 양극화, 노인빈곤률 OECD 1위! (48.6% #링크) 등등 비단 청년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서도 보여지는 문제는 해결하려는 시도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버티는수 밖에 없다고 그러지.


 세상은 얼마나 쉽게 이유를 만들고 합리를 씌워 결과를 만들어 내는가. 누군가의 신념을 매도하고 개성을 희롱하고 왜곡하기에 얼마나 편리한 곳인가

p201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아무도 뒤돌아보지 않는다.

그렇게, 누군가는 괴물이 된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는 '돈의 가치, 힘'은 각자의 머릿속에서 '타인'이라는 단어를 지우기에 충분하며, 이에 질세라 대한민국, 그 자체도 발맞추어 나가고 있음을 새롭게 등장한 노동 개혁은 결코 '함께 가는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시대 역행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링크1, #링크2)


 물론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가 '이윤'임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가 그러면(...).

나, 우리, 그리고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버티는 것' 뿐인가. 이 버팀의 끝에서 있는 것이 달콤한 과실이라는 생각은 애초에 접어두었지만... 뭔가 힘을 주는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좀 더 있지만.. 여기서 끊어야 겠다. 또 얘기할 시간은 금방 다가오리...)



 살아있는 누군가는 깎아내려짐으로써 상품화 된다. 이미 죽은 누군가는 신화화 됨으로써 상품화된다. (중략) 진심과 진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돈이된다면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세상에서 가장 쉽고 천박하며 공공연한 진실이다.

p234

 인터넷 자경단의 존재감은 한국 사회의 비극이다. 우리는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믿고, 실제로 그렇다. 그로 인한 냉소와 분노가 자경단을 만들어내고 방치했다. 그러나 이 자경단은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분노로부터 동력을 얻었으되, 정작 그 힘을 너무 쉽고 편한 개인들에게만 쏟아 붓고 있다.

p242

 우리가 인생의 위기를 극복하고 혹시 모를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경청해야 하는 것은 성공담이 아니라 굴복하고 실패한 이들의 이야기다.

p339

 이기는 것도, 좀 더 많이 거머쥐는 것도 아닌 세상사에 맛서 자신을 지키고 버티어 내는 것.

p368






<책 속의 영화>

<록키> - 그건 내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뭔가를 이뤄낸 순간이 될거야.

<필라델피아> - 톰행크스

​<더 헌트> - 사람들은 한번 판단한 내용을 그리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지슬>

​<소개하지 못한 책 속 한마디>


​창작자들은 단지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에 열과 성을 다했을 뿐이다. (중략) 그렇게 많은 돈을 벌어들인 콘텐츠의 성공 배경을 벤치 마킹해 그만큼 많은 돈을 벌어들이자고 얘기한다. 근사해 보여도 깊은 논리가 없는 이야기다. 문화 콘텐츠를 성공과 시장의 개념으로 접근해선 답이 나오지 않는다.

p213


다만 그때처럼 누군가와 함께 였으면 좋겠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 p60


존경과 권위는 스스로 선배라고 선언하여 얻을 수 잇는 것이 아니다. 그의 행동과 품위, 아껴보고 배울 점들로 부터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이다. p30


대중이란?

타인의 삶에 대해 작은 흠결조차 일절 허락하지 않는 유리 멘탈의 근본주의자들. p185


여러분의 화두는 무엇입니까?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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