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쿨 - 세계를 사로잡은 대중문화 강국 ‘코리아’ 탄생기
유니 홍 지음, 정미현 옮김 / 원더박스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코리안쿨]


[스텝원 완료! 그리고 그다음은?]


[2015. 10. 28 ~ 2015. 11. 2 완독]


[원더박스 서평단 활동]





세계 최빈국 대열에서 벗어나 순식간에 부국 대열에 입성했다고?

"뻥치시네. 그런데는 없거든"

p8

 

 100% 애국심을 충전하고 얘기를 하자면 소위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엄청난 성장을 겪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올라가는 아름다운 디자인의 건물과 세련된 사람들, 불과 반세기전에 3세계로 취급받던 대한민국의 위상은 하늘을 찌른다!


...

잊을만 하면 한번씩 일깨워주는 '위대한 대한민국', '대단한 대한민국', 'Cool한 대한민국'.


우리는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것이 아닐까?

 불과 몇년전, 싸이(psy)의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것을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하면서 실제로 볼 수 있었다. 마을 축제에서 강남스타일의 노래에 맞춰 말춤을 추는 아이들, 자동차를 타고가다 라디오를 틀면 시시때때로 나오는 강남스타일.


 유수의 가요 차트에서 최상위권을 휩쓸면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었던 그 때. 우리나라 미디어는 물론 9시 뉴스에서도 강남스타일의 위용을, 아니 대한민국의 위용을 매일같이 보여준 그 때. 배철수 형님이 당당하게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소개하며 노래를 틀어주던 그 때, 나는 미디어에서 다루지 않는 '강남스타일'의 열풍의 이면을 목격했다.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청년층에서 어린 학생들이나 20대 초반의 대학생'만이 한때 유행을 타듯 들었던 강남스타일. 강남스타일 이후 'what the fox say'가 또 다른 열풍을 휩쓸고 쏙 들어간 것 처럼 '젠틀맨'은 강남스타일의 열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4달간의 자동차 여행간에 줄기차게 나오던 '강남스타일'은 어느 순간 없어져버리고, 그 자리를 다른 노래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 당연했지만 아쉬웠다. (나도 역시 한국인이라...)


 책을 리뷰하기 전에 쓸때없는 사족이 길었으나.. 내가 가지는 한류에 대한 뼈대는 '빨리 터뜨린 샴페인'이거나 '김칫국을 거하게 마시는 것 아닌가?'라는 두가지. 우리나라에 있을 때야 자주 접하는 미디어가 TV나 인터넷이니 '한류가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라고 애국심 100% 충전한 이들의 말에 '그런가?'라고 생각을 하다가 실제로 비행기에 올라 외국으로 여행을 나가서 다른이와 얘기를 나누면 '아직도 한국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게 현실.


 한국이 뭔지 모르니 동양인을 보면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만 물어본다. 인구가 적으니 그런것도 있지만 우리가 그렇게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이 '아직도' 전부 일본 브랜드 인줄 아는 것은 안비밀. 서글프다.




 줄기차게 한류를 까대는 필자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세계의 중심 문화로 우뚝 서있는 쿨한 대한민국'에 대해서 뻔하게 다룰 것 같은 <코리안 쿨>. 분명 서평단 신청할 때 비난조로 적은 것 같은데...(그래서 기대도 하지 않음) 랜덤이라 내가 걸린 건지... 그게 아니니까 꼭 읽어보라는 원더박스 출판사의 배려인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읽었다.


 츕츕~ 쫍쫍. 시원한 국뽕, 아니 애국심 100%를 보여줄 것과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제목과는 다르게 한류의 빛과 그림자를 어느 정도는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전통 문화에서 부터 대중 문화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시선을 견지하는 점이 제법 흥미롭다. 당연하다고 생각된 한국인의 시선을 다른 문화를 습득하고 있는 이가 비틀어 주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이니까.



 벌써 그때부터 한국 학생들은 자기 인생은 물론 가족의 삶과 자기 가문 전체의 운명이 시험에 달린 듯 공부에 매진 했다.

p59


 공부에 진짜로 목숨을 거는 나라, 자유롭게 변하는 사고 방식의 이면에 존재하는 뿌리깊은 유교 사상. 경쟁에 대한 집착. 아직까지는 씁쓸하지만 당연하게 알고 있는 그림자. 김치와 소주의 나라, K-pop이 먹히는 원인 분석까지는 너무 식상해서 사족을 달 수 없을 정도이지만...



이 나라에서 유교는 이론이 실천으로 나아가는 여정 어딘가에서 길을 잘못들었다.

p92


실제로 케이팝보다 비보이가 국게적으로 더 유명하지만 제 생각에는 정부가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p133


 설명할 수 없다는 '한'이라는 민족적인 우울증에 대한 고찰과 K-pop보다 유명하지만 한류로 취급받지 못하는 '비보이'와 K-pop의 이익의 1100배라는 (와우) '게임 산업'에 와서는 공감이 많이 간다. 특히, 정부가 한류라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붇는 K-pop의 어설픈 약진은 굶주림을 이겨내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비인기 종목에는 투자하지 않고 메달하나 따지못한 '결과가 참혹한 종목'에만 투자를 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우리는 항상 영웅만을 바랄뿐이지 키울 생각은 하지 않는듯.)



 영혼도 없고 정신도 없고 인간애도 없는 완전히 물질적인 음악이었다. 그런 추세가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져 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진짜 음악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런걸 한번도 접해본 적이 없으니 알리가 없다.


- 신중현 (한국 록의 대부) -


 여자건 남자건 모두 잔인하다 싶을만큼 매력적이다. (중략) K-pop 그룹은 아예 처음부터 소비재로 만들어져 조립식으로 구성된 상품이나 다름없다.

p167

 또한 K-pop의 세계화를 주도하는 대형 기획사의 음악은 여러 음악 평론가가 얘기 했듯이, '음악이 가져야 하는 정신'은 없고 오직 돈을 벌기 위한 상품의 음악만이 존재할 뿐이다. 뭐, 사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고 절대불변의 진리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수천년을 내려온 한국의 흔적인 '전혀' 들어있지 않은데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문화! 한류!'라고 외치는 것은 아이러니 하니까 말이다.


 두번째 기회를 얻기가 정말 힘들다.

p154


 한국의 젊은이들은 강도 높고 가학적인 학업의 압박과 과도한 훈육과 끊임없는 비판과 수면 부족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p167


 대중 문화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 시대의 가장 강력한 문화 파워를 지니고 있으며 '한국의 문화'로 불릴만한 잠재적인 가치를 충분하게 지니고 있는 것이라고 보니까. 하지만 어딘가 우리가 얘기하는 한류(한국의 문화 세계화)는 1단계에서만 머물러 있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저 좋은 '돈벌이'의 수단일 뿐일까? 일본 문화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닌자', '일본도' 등의 문화를 우리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대로는 답이 없지 않을까?



 세련된 전자기기, 다리 긴 아름다운 여자들, 근육도 있고 남자답게 잘생긴 데다 감정도 풍부한 남자들의 나라 아닙니까?

p247





<다루지 못한 책 속 한마디>


배움의 과정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환상, 아서라. 그냥 잊어라. 재미있는건 배움의 결과다. 완재품을 드디어 사용하게 될 때에야 무한한 즐거움이 솟는 법이다.

p68

 

종교는 신도를 부유한 사람이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줘야 하는 거죠.

p87


"독재자"

대통령직을 영원히 차지하겠다는 이유로 투표법을 개정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다른 단어를 딱히 찾을 수가 없다.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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