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흑역사 - 부지런하고 멍청한 장군들이 저지른 실패의 전쟁사
권성욱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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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흑역사'는 역사적으로

막강한 책임감을 가졌던 장군들이

어처구니 없이 저지른 실패사례들을 모아

집필한 책이다.

군대에서 유능한 자를 요직에 앉히고

무능한 자를 걸러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명의 지휘관에게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달려 있을뿐더러 전쟁의 승패와

크게는 국운까지 좌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기계발서에는 성공한 위인들의 일화가 가득하다.

하지만 그 뒤에는 실패한 이들의 일화들이

훨씬 더 가득하다.

책은 패장 12명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가장 무능한 지도자는 어떤 유형일지 궁금했는데

책에 나오는 패장들은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무능하고 탐욕스러우며 상황판단 능력이 없는

모든 것들이 종합된 인물이

지도자인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보다 최악일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 중 하나로 등장하는 스탈린의 일화를 보면

그는 무기 생산에 막대한 자금을 쏟으면서

정작 소련군의 열악한 환경 개선에는 관심이 없었다.

거기까진 무능한 지도자였겠지만 정작 문제는

군부 숙청이었다. 그는 인민에 대한 통제와 억압이라는

명목하에 아무나 잡아들여 숙청하기 시작했다.

스탈린의 눈 밖에 날까 두려웠던 이들은 처형 명령서를

보지도 않고 서명했다고 하는데 그 숫자로 희생된

수 백명의 인원들 중에는 13명의 사령관,

8명 제독, 50명 군단장, 154명의 사단장이 있었다.

당연히 군기는 땅에 떨어졌고 상황은 좋지 않게 흘러갔다.

책 속 패장들의 사례 중 흥미로운 하나를 더 살펴보면,

병력의 70퍼센트를 잃고,

무기를 모두 빼앗기고 생존자들은 잔인하게

고문당한 최악의 참패 사례도 있었다.

읽는 내내 지도자의 판단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는 사례였다.

역사적으로 성공하는 위인이 있다면

반드시 패배를 맛보는 패장들도 있겠지만

그 피해가 얼마나 축소될 수 있는지는

지도자의 판단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망과 욕심은 대단했으나, 그것을 감당할

능력이 없었던 패장들의 이야기들은

씁쓸하기만 하다.

진정한 명장의 자질이란

특출난 천재성이 아니라

자신의 어깨에 놓인 책임의 무게를

얼마나 깨닫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나의 말 한마디, 결정 하나에

수 만명의 목숨이 오간다고 생각하면

더욱 신중해야되겠지만

평범한 상황이 아닌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경제상황 속에 있었던 점이나

전시상태였던 걸 생각해보면

그들도 두려움이 있었을테고

빠른 선택을 종용받으면서 압박감을 느끼며

판단력이 흐려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읽다보니 잘못된 선택을

만회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함으로 인해

자신이 얻게될 패널티나 책임감이

너무 무거워 도망친 이들도 많았다.

말년에는 후회하고 반성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평생 남탓으로 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형태는 다르지만

과거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지도자들은 실수를 줄여서

부디 비극적인 결과를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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