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원으로 사는 삶 - 나의 작은 혁명 이야기, 2022년 한겨레 '올해의 책'
박정미 지음 / 들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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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원으로 사는 삶 '

마음을 비우고 사는 삶을 뜻하는 것일까 했던 제목은

내 예상과 다르게 보기 좋게 빗나갔다.

책의 제목은 정말 말 그대로 저자의

' 0원살이 프로젝트'를 뜻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한국이 아닌 영국에서부터 시작해

인도에서 마무리하는 과정이었다.

과연 돈이 없이 여정이 가능한 것일까

궁금해서 더욱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저자는 워킹홀리데이로 영국을 찾았지만

지독한 악덕 회사를 만나서

숨을 쉬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그러다 문득 차라리 돈이 없어도

숨만 쉬면서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그렇게 0원살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집도 직접 짓고

손노동으로 수입을 얻고

음식을 자급자족하고

자연에서 살아가는 텅커들의 존재도 있었다.

우리가 도시에 사는 것이 익숙해서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건 아닐까

불법 체류자로 몰리기도 하고

난민캠프 맞은편에서 채소를 다듬기도 하고

천국의 사원이라 불리는 곳에서

수행을 하기도 하고 저자는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매 순간 삶을 이어나갔다.

저자로서는 힘든 상황들이 많았으나

책을 읽는 제 3자의 입장으로서는

해외에서 이런 경험들이 가능한가하는

처음듣는 일화들이 많았다.

단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현지화되어서 그 곳에서 살아갔다는

말이 정말 찰떡이었다.

나무에 딸린 사과로 주린 배를 채우고

갈 곳 없어 배회하다가도

누군가의 도움으로 가게 테라스에 머물다가

배를 타고 선상에 나가기도 한다.

한국의 기준으로 봐서는

고생만 하는 힘든 삶이라고 할지도 모르고

얻는 게 많은 값진 경험이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가 돌아다니며 만났던

많은 난민들과 어떤 사람들의 삶은

처음부터 그것이 기본이었던 것처럼

익숙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삶의 기준이 이렇게 다르구나라는 걸

느끼기도 하고 내가 추구하는 삶이

꼭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집순이임에도

2년간 0원으로 사는 삶을 실천하며

길 위에서 살아온 저자가 대단하다.

정말 현장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삶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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