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하라가의 사람들 1 - 연애유전학강좌
카야타 스나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그러니까 내가 이 소설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1년 전이다. 동네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있다가 구석지에서 발견한 책! 여러권으로 나뉜 책을 별로 안 좋아하고, 늘상 양장인 책들만 접하다보니 양장이 아닌 책들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그 당시의 나였다.  어떤 책인가 볼려고 살짝 집어 든 것이 몇페이지를 술술 읽어 넘겼다. 왠지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결국 그 날 다른 책을 손에 쥐고 동네 서점을 나섰지만, 핸드폰의 메모란에 이 책의 이름이 떡하니 입력되어있었다. 그리고 거의 1년이 지나서, 살 책들을 메모하려고 메로란으로 들어간 순간 예전에 적어 놓은 메모가 떠올랐다! 그래서 지난 번에 책을 구입할때 한꺼번에 구입하게 된 것이다.

부제가 '연애 유전학 강좌' 이길래 말 그대로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보다 했다. 1년 전에 서점에서 서서 책을 몇 장 읽었을때는 '앞으로 그렇게 흘러가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넘겨 짚었었다. 뭐 약간 나의 기대를 엇나가긴 했지만, 어찌되었든 '유전학' 이라는 단어가 연관되어 있음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 소설이 연애에 관련된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무리봐도 가족 소설이나 성장소설로 밖에는 보여지지 않는다. 아직 1권만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50%이상이 가족에 관한 이야기 이니까. 아니 어쩌면 80%이상이.

키리하라가는 굉장히 복잡한 집안이다. 미리 내용을 말해버리면 재미가 없으니 말을 할 수가 없지만, 가족들의 관계가 얽히고 얽혀있다. 이 얽히고 얽힌 가족의 매듭은 세쌍둥이 남매중 남자인 '마사미'가 형제인 '미야코' 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풀어지기 시작한다. 이 정도까지만 말해두는 것이 스포일러도 없고 괜찮은 것 같다.

사실 눈치가 조금 빠른 나는 왠만하면 읽으면서 뒷 내용을 짐작하는데, 이 소설은 도무지 짐작을 할 수가없었다. 복선이라든지 그런 구석이 전혀 없다. 특히 그 얽힌 문제를 풀기 직전에는. 그래서 더 흥미를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수준 낮은 소설'이라고 생각해 버릴 법도 한데, 전혀 아니다. 일단 소설이라는 것의 수준은 없다. 그냥 재밌게 읽으면 그게 좋은 소설인 것이다. 그래서 수준 낮다는 평가를 할 수 없다. 또 나름대로 읽다보면, 사람마다 와닿 그 무언가가 있을수도 있는 것이니까.

총 네권으로 모든 이야기가 끝이 나는데, 나는 아직 1권을 읽었을 뿐이다. 앞으로 세권이 더 남아 있는데, 이게 마구마구 읽고 싶다가도 묘하게 아껴두고 싶은 느낌이 든다. 어디로 튈지를 모르는데다가 굉장히 술술 읽혀지기 때문에 아깝달까나…. 게다가 중간 중간에 들어가 있는 삽화 때문인지는 몰라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 읽기에는 딱이다. 읽으면 머릿속에서 영화가 재생되고 있는 느낌이다.

나는 나름 평범한 집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 중이니까, 이런 엉키고 엉망진창(?)인 집안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인터넷 소설'을 경멸했던 내가 '인터넷 소설이라는 것도 이런 느낌일까..?' 라고 살짝 다르게 생각할 정도면 손에 착착 감기긴 하나보다..ㅠ_ㅠ; (이 소설이 소위 말하는 '인터넷 소설'과 살짝 느낌이 비슷해요.)

그.러.나! 무거운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비추!
'만화책을 보고 싶은데 뭔가 그림만으로는 싱겁다! 좀더 글이 필요해!!' 혹은 '그냥 좀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나 들어보자!'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강추까지는 아니라도 어쨌든 추천 정도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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