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만화의 역사 - 열화당미술문고 603
최열 / 열화당 / 1995년 5월
평점 :
품절


만화나 애니메이션 관련 행사를 다니면 언제나 등장하는 것 중 하나가 한국 만화의 역사와 주요 인물들을 열렬히 열거해 놓은 패널 전시물들이다. 누가 어떤 것을 그리고, 어떤 만화가 만화의 역사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등등. 이런 내용의 원전이라 할만한 책이다. 문고본에 19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미루어 이 이전에 어떤 원전이 몇개 존재하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잘 정리되고 또 가장 근접한 기술이 이루어진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유명한 개론서인 박재동 화백의 '만화 내사랑'처럼 감정적이기 보다는, 상당히 차분하고 합리적인 어조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고려와 조선의 만화적 속성을 가진 회화물로부터, 1990년대의 군사독재의 마지막 시기까지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훑고 지나가는 내용은 어느 책 보다도 잘 짜여졌고, 또 가장 효율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비록 저술시점의 문제로 새로이 대두되었던 잡지 매체나 신문 매체에 대하여 일천한 느낌도 있지만, 현재까지 한국만화사를 논하는 어떤 컨텐츠에서도 이 책의 내용은 끊임없이 활용되고 있다. 이점에서 이 책은 비록 7년이나 지난 지금에도 그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 책과 더불어 나왔던 두권의 책들과 최근까지의 상황을 반영한 확대 갱신판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다. 이미 한국 만화의 상황은 지금까지 얼마나 변해왔는지 돌이켜 보면 이런 작업의 필요성은 금방 드러나게 될 것이다.

PostScript:이 책을 산게 고교시절이었는데, 아직도 남아있다는 감동(?)에 이렇게 글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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