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사랑하고 그래도 사랑한다 - 사랑은 모든 생물의 존재 이유입니다
배철호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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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의 서문부터 나를 너무 설레이게 했다. 그리고 한 장 넘겨 한페이지 읽고 나니 이미 마음이 따뜻하고 몽글몽글해졌다. 사랑이란 그런가보다. "사랑"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이 책에 모든 문장들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마 그 주제가 사랑이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이 책의 모든 문장을 내 마음에 새겨놓고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었다.

사랑은 이 세상과 우주를 움직이는 위대한 에너지, 생명의 영혼입니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좋았지만 난 그 중 최고를 1부로 뽑고 싶다. 여기서는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10년 동안 꼬리가 못에 박혀 벽에 갇혀 있던 도마뱀에게 다른 도마뱀이 10년동안 먹이를 가져다 준 이야기. 강원도에 큰 산불 이후 세상을 떠난 주인, 혹은 부상이 심해 돌아오지 못하는 주인들을 기다리는 반려견들의 이야기. 나도 이쁜 푸들 아가를 데려오고 12년을 키우고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것을 지켜봤지만 어떻게 그들은 그렇게 맹목적인 사랑을 우리에게 줄 수 있을까. 아무리 한밤 중이라도 곤히자다가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에 반갑게 꼬리흔들며 마중나오고, 힘들어서 울고 있으면 그런 내품에 쏙 들어와 위로해주는... 우리는 사랑을 줄 ˖ 그보다 더 많이 받기를 원하지만 그들은 사랑에 부메랑을 전혀 바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티비를 보면 자신을 버리고 간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강아지들의 사연을 많이 볼 수 있다. 제발 바라는 것 없이 그저 우리에게 사랑을 주기만 하는 그 아이들에게 그런 큰 상처를 주지 않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그리고 옆집 학생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콩팥을 내어준 아주머니 이야기. 부르고 또 불러도, 갚고 또 갚아도 절대 끝나지 않을 어머니들의 사랑이야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이 책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기도 한 황제펭귄의 이야기였다. 황제펭귄의 사랑에 대해서는 다큐멘터리에서도 본적이 있다. 그들의 자식사랑도 눈여겨 볼만 하지만 제일 감동적이었던 것은 그들의 '허들링'이었다. 그 다큐멘터리에서 펭귄들은 서로 빈틈없이 빽˺히 붙어 체온을 유지하면서 제일 안쪽의 무리들이 몸이 따뜻하게 데워지면 다시 가장 밖으로 나가 또 무리를 감싸안는다. 생각해봤다. 나라면? 사람이라면? 물론 우리도 그렇게 할 많은 분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대부분은 내가 제일 따뜻한 안쪽에 위치한다면 그냥 나몰라라 거기에 머무를 수 도 있지 않을까? 작가는 말한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겨울. 우리에게도 황제펭귄처럼 서로 배려하고 의지하며 이웃들과의 허들링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면, 보다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고.

 

그리고 2부. 그곳에서 내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미국의 여류시인 매리프라이의 시였다.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 나는 거기 없고, 잠들지 않았습니다 / 나는 천 갈래 만 갈래로 부는 바람이며 / 금강석처럼 반짝이는 눈이며 / 무르익은 곡식을 비추는 햇빛이며 /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입니다 / 당신이 숨죽인 듯 고요한 아침에 깨면 / 나는 원을 그리며 포르르 / 말없이 날아오르는 새들이고 / 밤에 부드럽게 빛나는 별입니다 /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 나는 거기 없습니다, 죽지 않았으니까요 

 

어디서 많이 본듯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세월호 추모곡이기도 하다. 아직도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아픈 가슴을 치게 된다. 꽃다운 나이. 놀러간다고 신난 아이들을 휩쓸어가버린 무정한 바다. 그리고 남은 가족들. 그들의 빈 책상을 보며 그리워하는 친구들. 우리가 어떻게 그들을 잊을까. 사랑은 또 다른 사랑으로 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보낸 그들을 과연 우리가 잊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이책에서 말한것 처럼 '이별후에 우리는 다시만난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리고 저 시에 적힌 것처럼 그들은 죽지 않고 우리 주변 모든곳에 있다 믿으며 오늘도 그들을 기억한다.

또 다른 사랑. 그곳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등장한다.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한류를 일으키고 많은 "아미"군단을 이끄는 너무 자랑스러운 방탄소년단. 나는 이 방탄소년단을 60이 넘은 수녀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하루는 수녀님께서 휴대폰을 내미시며 방탄소년단 노래를 들려주시는 것이다. 처음에는 모두 평범한 아이들처럼 보였지만 이들이 모여 본인의 특별함을 알아차리고 지금은 세계의 정상에 우뚝 섰다고. 그리고 가사들도 참 좋고 희망적이니 꼭 한번 들어보라고. 그래서 듣게 된 이들의 노래를 수녀님의 말 그대로였다. 희망적이고 나를 사랑하라고 말하고 그리고 내가 특별하다고 말해주었다. 실제로 내 친구는 며칠전 이틀 연속 콘서트도 다녀올만큼 이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내게 그 언젠가 말한 적이 있다. 요즘 방탄소년단이 있어 너무 행복하고 좋다고... 그것이 사랑아닌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하루를 기쁘게 해주는 일. 방탄 소년단은 참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전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꼭 방탄 소년단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의 모든 가수들과 배우 그리고 코미디언들도...

3부. 사랑이 그대 동화속의 흰눈처럼 내리다.

이제 곧 수능이 다가온다. 10여년 전 일이라 이제 기억이 희미해졌지만 참 추웠고 참 떨렸고 참 허무해지는 날이었던 것 같다. 뭔가 평생을 바쳐온 과제 하나가 끝난 느낌. 물론 지금에서야 그 이후 더 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해야할 많은 일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땐 그랬다. 작가는 말한다. '우리 아이들은 하나하나가 세상에서 유일하고 가장 소중한 존재이다. 안쓰럽고 대견한 우리 아이들에게 위로 한마디 건네고 싶다.'고

그동안 잘 견뎌왔다고, 용케 잘 견뎌왔다고, 정말 수고 많았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얼마 남지 않은 수능. 혹시나 성당이나 수능을 치르고 나온 학생을 만난다면 꼭 말 한마디 건네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그들에게.

그리고 이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혹등고래' 이야기. 혹등고래는 '바다의 수호자'라 불린단다. 실제 작가는 이 혹등고래를 보러 타히티까지 떠나오셨단다. 처음에는 진짜? 했지만 이 혹등고래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나니 나도 그들을 만나러 가고 싶었다.

'예를 들어 스쿠버 다이빙을 하다가 바닷속 깊은 곳에서 몸을 뒤집고 지느러미를 흔들며 다가오는 혹등고래와 마주친다면 가능한 빨리 배위로 올라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혹등 고래의 이 제스처는 자신은 괜찮지만 이 밑은 당신에게 위험한 구역이니 어서 빨리 위로 올라가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촬영을 위해 가까이 다가간 스쿠버 다이버가 자기 지느러미에 다칠까봐 의도적으로 다이버를 피해서 지느러미질 하는 광경이 촬영되기도 했다. 그외에도 혹등고래는 위험에 빠진 다른 고래종을 위험에서 구해주거나, 범고래의 공격으로부터 위기에 처한 바다표범을 20분동안 지켜주는 등의 이타적인 행동들이 관측되었다. 생물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행동들은 혹등 고래에게 있어 아무런 이득이 없는 말 그대로 '선행'이라고 한다.'

혹등고래를 만나는 시간이 참 행복하고 설레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나도 그들을 직접 본다면 분명히 그럴 것이다. 나도 그리고 우리도 조금 더 이 혹등고래를 닮기를 희망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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