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근두근 중구산책 - 중구에서 찾은 매력 만점 산책 코스 16 ㅣ 동네 한 바퀴 시리즈 5
박성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평점 :
세상은 참 여유가 없는 것 같다. 길을 가다가 잠깐 고개를 둘러봐도,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감상에 잠기고, 매일 가던 길에서 벗어나 다른 길로 가기만 해도 보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인데, 여태 그러지 못했다. 필자는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25년째 서울에서 살고 있다. 부끄럽게도 구로구를 제외하고는 서울의 이 모습, 저 모습을 알지 못한다. 학창시절에는 위험하기 때문에 동네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고 대학시절에는 공부에 찌들어 도서관에서만 살았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내 주변을 둘러봤더라면 이 책이 그렇게 반갑지는 않았을 것 같다. 모두가 바쁜 하루를 살고 있다. 오늘은, 아니면 이번 주말에는 마음의 여유를 찾고자 차를 버려두고 중구로 걷기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다.
얼마전에 3개월간의 유럽여행을 마치면서 한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곳이 없지?'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그렇게 여행을 마쳤지만 생각이 발전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 그것도 서울에 많은 볼거리와 먹을거리, 입을거리들을 찾아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 책이 그래서 더 소중하고 반갑게 느껴진다. 서울은 세계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큰 도시이기 때문에 한번에, 한책으로만 소개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이렇게 중구를 따로 소개하는건 좋은 생각이다. 유럽의 도시들을 봐도 주변의 위성도시들까지 합하면 도시 크기가 꽤나 커지지만 결국 주요 건물들과 관광지와 쇼핑 중심지는 도심지이다. 우리나라 서울도 예외는 아닌것 같다. 쇼핑을 하려면 명동, 동대문으로 가야하고 우리나라의 역사와 옛 건물들이 궁금하면 사대문 안으로 와야한다. 그런데 중구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있었다. 대학시절에 시내를 몇번 돌아보기는 했으나 주요 건물들도 제대로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중구의 골목골목을 소개한 이 책에는 성당과 교회, 미술관, 극장, 전통시장, 특화된 거리들. 몇 일을 돌아봐도 다 보지 못할 만큼 많은 것들이 있다. 사람들의 관심사가 다르고 각자의 여행에서 보고자 하는 것들이 다르지만 중구에 오게되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에서 빠질수 없는 것이 먹거리와 쇼핑인데 특화된 골목만 봐도 배가 부르다. 신당동 떡복이, 장충동 족발, 시장에서 파는 거리 음식들 보기만해도 침이 고이는 곳이 아닐수 없다. 동대문의 쇼핑센터와 몇 십년째 그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전통시장들은 여행에서의 추억을 가져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장소일 것 같다.
그 동안 관심이 너무 부족했던 것 같다. 내가 사는 동네, 서울에 대해 조금만 찾아보고 여유를 가지고 걸어다녔다면 지금에서야 느끼는 새로운 감정들은 없었을 것 같다. 내일은 관광안내소에 가서 안내 책자라도 가져오고 모레는 인터넷을 찾아봐야 겠다. 주말에는 서울에 대해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책도 더 읽어보고 이번달에는 하던 일을 훌훌 털어버리고 봄의 정취를 만끽하며 중구의 골목 구석구석으로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