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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업데이트할 시간입니다 - 흔들리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당신에게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7월
평점 :
내 마음 그릇을 아예 깨뜨리고 다시 만드는 일은 거의 다시 태어나야 하는 것과 맞먹으니까 업데이트라는 단어를 사용한 걸까,
기존의 마음을 어떻게 갱신하자고 이야기를 풀었을까, 그런 궁금증이 생겼다.
생각보다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쉽게 읽히지 않아서가 아니라 생각을 좀 하면서 읽고 싶어서.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2, 4장에서는 좀처럼 속도를 내고 싶지 않았다.
작가님의 일화가 많이 등장하는데 나는 저럴 수 있었을까, 어떤 마음이었을까, 되게 알 것 같은 경험을 갖고 계시네, 떠올리면 내 지난 시간들을 오버랩하면서 책장을 넘길 수 없었다.
한참 그렇게 과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가끔은 마음이 축 가라앉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홀가분해지기도 하고, 또 어떤 이야기에선 오래 먹먹하기도 했다.
단순히 듣기 좋은 말, 따뜻한 말을 직접적으로 들려주는 것보다 듣는이가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는 시점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다시 천천히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글이 결국엔 좋은 위로가 된다고 믿는다.
모든 글이 다 이런 작용을 하지는 않지만 분명하게 이 역할을 해내는 글이 수록돼 있다는 것 자체가 내 선호도를 떠나 책을 읽어서 다행이란 생각으로 이끌었다.
개인적으로는,
네잎 클로버보다 세잎 클로버를 주고 싶었던 아이를 여기서 만나서 내심 기뻤고
사랑보다 이별이 따뜻한 순간을 아는 사람이 있어서 반가웠다.
찬찬히 지난 시간 속의 생채기를 돌아보고, 오늘 하루 속에서 사랑과 행복을 골라내고, 생각보다 사람이(나) 그렇게 나약하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고 끄덕이는 시간을 가지는 것 자체로 나 스스로를 업데이트 할 수 있다.
위로를 건네기만 하고 가버리는 책이 아니어서, 지난 나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마음 속 빈 공간이 조금 더 메워졌다.
내 안으로 향한 대화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