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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
김지영 지음 / 푸른향기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제목이 <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길래 이 책을 읽는 독자인 '나'를 지칭하는 줄 알았다.
독자를 이쁘다고 용기를 주는 작가의 여행기라니 기대가 컸다.
뭔가 가슴 뭉클한 감동적인 여행의 순간들이 기록되었을 것 같았다.
근데 읽고 나니 그 '너'는... 그녀가 여행 중 만나서 사귀게 된 남자친구를 말하는 것인 것 같다...
91년생 김지영은 흙수저로 태어나 대입 실패와 연봉이 적은 3D직종의 일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연을 당한 평범한 청년이었다.
평범한 청년을 찬란한 청춘으로 만든 건 그녀의 작은 용기였다. 없는 돈을 긁어 모아 1년 이상의 세계여행을 강행한다.
어릴 때 인상 깊게 봤던 영화 <나홀로 집에>, <어거스트러쉬> 의 배경지인 뉴욕에 대한 환상 때문에
첫번째 도시는 뉴욕이어야만했다. 그렇게 쉽지 않은 뉴욕 여행기가 시작된다.
눈물 콧물 다 빼먹는 사연들이 귀엽기도 했다.
그녀는 이집트에서 여행 중에 사랑에 빠진다. 긴 여행을 하다가 이렇게 인연을 만날 수도 있구나 싶었다.
인연이 보통 인연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암튼 남자친구가 된 그와 그녀는 여행을 잘 하다가 중간 쯤
다음 행선지가 달랐다. 남자는 인도, 여자는 남미. 그녀는 남미를 포기하고 바로 인도를 따라간다.
계획된 여행지를 변경하고, 무려 180일간 함께 여행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의 남친은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어 떠난다.
그녀는 그가 떠난 자리를 크게 느끼며, 처음 떠났을 때보다 더 외로운 감정에 사로잡혀서
여행을 헤쳐나간다.. 그러다가 다음 나라에서 또 그가 나온다;; 여행 루트와 차례가 어떻게 된건지 궁금해졌다..
여행기는 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걸로 점철된다..
그를 사랑하는 걸 알겠지만 여행을 통해 그녀 자신을 더 사랑해진 얘기를 듣고 싶었다.
왜 여자들은 빠지면 저렇게 되는 걸까... 씁쓸했다.
두서 없는 이 여행기는 그녀의 일기를 고스란히 담아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날 하루의 사건과 감정을 충실하게 담아내었고 묘사력도 수준급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사랑에 빠져서 그런지 그 감정은 더없이 찬란했다.
책의 절반이 그에 대한 이야기 뿐이니 그에게 푹 빠진 것이 내게도 온전히 느껴졌다.
이것을 책으로 낼 수 있는 용기가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그녀는 감성이 다분하고 솔직하고 진실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이십대만이 느낄 수 있는 기록을 담아낸 그녀의 용기가 부럽기도 하다.
그치만 맥락없고 두서가 없는 여행일기는 블로그에서 보는 것으로 충분할지도 모르겠다.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