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라기 보다는 , 자연의 자취와 그 관념에 대한 간절한 시선과 작품마다 내면화되어 있는 작 가 적 소명에 대한 자의식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 사진관은 작가의 그 어떤 소설보다는 사유로서의 시간과 소통으로서의 길에 대애 인식론적인 통찰을 이끌어내고 있다. 희망 사진관에는 나이가 든 노인들이 여럿 등장한다. 함께 늙어가며 짜증과 기대가 섞인 대화를 나누는 노부부 돈은 많지만 병들어 죽어가는 회장님, 절실마을 독거노인인 버들댁, 꽃과 이야기 하 는 팔십 가까운 무당인, 영기의 작은할머니, 밥과 일의 신성함을 알려주는 꼬부랑 할머니 등은 죽 음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존재들이며, 생에 대해 진지한 깨달음의 순간을 소유한 존재들이다, 그들의 빛이 젊음의 파릇한 빛못지않게 빛나는 이유는 가시밭 같은 생의 시간을 가로지르며, 서로 의 몸에 부딪쳐 닿고 연마되었기 때문이다. 그들 아에 놓인 죽음은 외로운 공포의 수렁이 아니라 자연과 어울러지는 우주로 통하는 문이 된다. 이처럼 문을 두드릴 용기를 이소설을 읽고 한번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