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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규 시선집
정진규 지음 / 책만드는집 / 2007년 2월
평점 :
내가 정진규선생님의 시를 만난 것은
<연필로 쓰기>란 시집이 처음이었다. 책이 너덜너덜해졌다. 제본상의 문제가 아니었다.
사유라는 것을 처음 만났다고 할까?
공부와 시가 만난 접점을 오래 문질렀다.
깊이와 지평의 접점에 정진규의 시가 있었다.
<껍질>이란 시집은 선집에 없어서 따로 구매했다.
어찌 이리도 오래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가?
오래 가는 시인이 귀한 요즈음, 당연코 우뚝하다.
차 안, 핸드브레이크 옆에 시선집을 두고 읽는다.
신호대기 시간이 길어도 지루하지 않다.
간혹 뒤에서 빵빵거려도,
교통신호를 잘 지키는 사람보다
이 거대 도시의 현대에서 현대의 지성을 읽는 호사를 자랑하고 싶다.
이건 재산이다.
문화유산이다.
나는 문화유산을 답사 중이다.
이끼가 촉촉하다. (이정록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