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마음들 - 우리가 저마다 소리를 유일무이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에 대한 과학적 탐구
니나 크라우스 지음, 장호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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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탄생을 만든 빅뱅이 있기 전의 공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곳엔 시간이 있었을까? 200 0000 0000 0000 0000 0000 0000 0000 kg 로 계산이 되는 그 무거운 태양 그리고 지구는 어떻게 공간에 떠 있는 걸까? 


내게 우주만큼이나 신비로운 건 사실 인체의 신비다. 예를 들어 내한공연을 앞둔 브루노 마스의 공연(티겟팅은 당연히 실패했다, 제길)을 생각해보자. 브루노의 입을 떠난 공기의 진동은 내 귀에 들어와 어떤 공정을 거쳐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과 때로는 희열을 느끼게 할까?

신비로움의 비밀을 캐기 위해, 30년 넘게 뇌와 청각의 협업을 연구해온 신경과학자 니나 크라우스는 '소리 마음'(Sound Mind)이라는 중요한 개념을 소개한다. 


그가 말한 바로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수없이 들었던 소리를 뇌가 받아들이고, 그중에서 내게 의미 있는 소리를 인식하고 기억하면서  나만의 '소리 마음'이 형성된다. 그리고  소리 마음은 거꾸로 외부의 소리를 선별하고 조율하면서 나에게 의미 있는 것만을 받아들이려 한다. 그러니 어쩌면 우리가 듣는 것이 우리의 존재를 만들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소리 마음'이 조율하는 방향키대로 나도 모르게 내 인생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니, 브루노 마스의 같은 노래를 들어도 사람마다 다르게 듣는다. 나의 소리 마음과 옆 사람의 소리 마음이 다르니까. 이런 이유로 우리는 우리의 소리적 경험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여기서 약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무난한 수준의 소음, 안전한 소음에 대해서는 대체로 관대한 편인데 그것이 청각을 망가뜨리지는 않겠지만, 뇌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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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인 소음 노출은 스트레스호르몬인 크로티솔을 증가시켜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기억과 학습에 문제를 겪고, 까다로운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힘들며, 심지어 혈관이 경직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안정한 소음이 지속하면 성장기 아이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소리-의미 연결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


이쯤 되면 소리가 정말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이게 가능한 이유는 청각 뉴런이 그 어떤 감각보다 빠르다는데 있다. 무려 1000분의 1초 만에 계산을 하기 때문에, 수많은 소리가 주위에 있어도 우리는 그 소리들에 잠식되지 않고, 의미 있는 건만 받아들이며 평화롭게 살 수 있다. 

(의식하지도 않았는데 아내가 내게 하는 잔소리를 스스로 걸러내는 나의 소리 마음에 박수를 보낸다.)


너무 길어서 생략했지만, 외부 소리가 어떻게 내게로 와, 나의 소리 마음에 의미로 기록되는지 설명하는 책의 앞부분은 정말 신비로웠다. 우주보다 더~



소리는 모든 곳에,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곳에도 있다
- P333

과학은 모든 질문에 답을 줄 수 없지만, 소리가 우리의 마음을 만드는 힘이라는 것은 믿어도 좋다. 우리는 음악 만들기, 외국어 학습, 운동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 소리의 힘을 실천할 수 있다.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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