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의 색 오르부아르 3부작 2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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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둘리입니다. 

주말에 출근해서 신나게 일을 하고 들어왔더니, 와이프님께서 고생했다고 한상 거하게 차려주셔서.. 열심히 먹고 체중계에 몸을 실었더니.. 어이쿠야.. 그간 다이어트로 7키로 감량했던 몸무게가 9키로가 불어있다는요. 다시 요요요요요요요... 조금만 방심해도 다시 찾아오는 내 뱃살들과 다시금 한판 승부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며 오늘의 간단리뷰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간단리뷰 주인공은 피에르 르메트르의 장편소설 '화재의 색'입니다.

화재의 색. 뒷 표지를 보시면 이 책의 줄거리가 명료하게 요약되어있습죠. '가족과 친구, 부하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여자 마들렌, 염치없는 인간들을 향해 그녀가 펼치는 통쾌한 복수극!' 이라고 말입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이었습니다만,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술술술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한마디로 정말 재미진 소설이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등장인물들 하나하나가 모두 각자의 특징과 매력을 발하게 묘사되고, 이야기의 전개가 빠르면서 단순하지도, 복잡하지도 않아서 읽기도 상당히 수월했습니다. 


일단 책 제목의 의미가 궁금했는데요. 책의 마지막 부분, ‘옮긴이의 말’을 읽으면서 제목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는요. 이야기의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둔 1920~30년대의 프랑스이지만,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는 이보다 조금 나중인 독일 나치군이 프랑스를 침공한 시기의 참전용사였던 루이 아라공의 '라일락과 장미'라는 시에 나오는 표현을 따서 제목을 지었다고 합니다. 독일 나치군의 침략을 받던 프랑스의 충격과 굴욕 속에서 느낀 절망과 분노의 감정을 표현한 이 시에서 ‘화재’는 참혹한 국가적 재난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이쯤에서 이 책의 제목인 '화재의 색'과 배신당한 여자 마들렌의 통쾌한 복수극이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가? 이야기에 등장하는 정치인, 기업인, 가족, 친구, 언론인들은 배신하고 배신당하며, 또 빼앗고 빼앗기며 분노와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었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프랑스의 혼란한 시대상황과 다른 사람은 배려하지 않고 오로지 내가 더 많은 것을 누리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소설의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드러나는 ‘화재의 색’이었죠.


대부호였던 아버지로부터 거액을 상속받은 마들렌은 아버지의 사망과 어린 아들 폴의 사고 이후에 순진하고 심성착한 귀부인에서 철저한 복수를 준비하는 냉철한 여성으로, 엄마로 변해갑니다. 복수의 대상자들은 정치가인 그녀의 삼촌 샤를, 마들렌의 집사이자 친구 같은 존재였던 레옹스, 폴의 가정교사이자 마들렌의 비밀 아닌 비밀애인이었던 앙드레, 능력 있는 은행가이면서 마들렌과 결혼할 뻔 했던 주베르 네 사람. 마들렌이 이들로부터 당한 배신과 상처, 그리고 그들끼리 서로의 가치를 이용하며 속고 속이는 과정, 또 당한 것을 되갚아 주기위해 마들렌이 선택한 복수의 방법들이 꽤나 참혹하지만..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들이자 이 책의 주요 내용입니다.


이런 혼돈의 상황 속에서 마들렌의 아들 폴은 가정교사였던 앙드레로부터 끔찍한 학대를 겪은 어린 시절의 기억과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지니고 있지만 지적 호기심과 음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찾아가고 그것에 몰입하며 성장하죠. 사춘기 소년이 되어가는 폴의 꿋꿋한 성장과정과 그의 곁을 지키는 해맑은 폴란드 아가씨 블라디의 이야기가 처절한 배신과 복수로 얼룩진 ‘화재의 색’에서 나이와 국적, 언어와 신분을 떠나 인간과 인간 사이의 신뢰와 사랑, 배려, 우정 같은 따뜻한 마음의 위안을 남겨주었다는요. 이야기 속에 오로지 권력과 복수와 배신만 있었다면 소설이 너무 삭막하기만 했을 텐데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는 소소하게 즐거움을 누리며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다는 점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끔찍한 화재로 인한 회색빛 잿더미 속에서 싹을 틔운 작은 새싹을 본 느낌이랄까... 


기대했던 바대로, 앞서 언급드린 바대로 정말 재미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피에르 르메트르의 다른 작품도 한번 읽어 봐야겠다 생각입니다. 상당히 매력있는 작가라는요. 


그럼 새로 시작되는 한주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구요. 오늘의 간단리뷰 '화재의 색'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둘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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