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숲길 - 일주일에 단 하루 운동화만 신고 떠나는 주말여행
박여진 지음, 백홍기 사진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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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둘리입니다.

이번 한 주는 너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나간 것 같아요. 아직 골치 아픈 프로젝트들이 다음주에도 저요, 저요 하며 기다리고 있지만.. 뭐 바쁜게 좋은거지요. 암튼 곤피곤피한 몸을 이끌고 이번 한주도 잘 버텨온 저에게, 또 제 뒷바라지 열심히 해주신 우리 와이프님에게 수고했다, 사랑한다 덕담 한번 건네며 후련한 마음으로 주말을 맞이하려 합니다.



오늘의 간단리뷰는 한 주간도 열심히 살아 온 여러분들에게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선사해줄 기특한 책 한권 들고 나왔습니다.


토닥토닥 숲길.(제목이 참 앙증맞죠?) 그럼 리뷰를 시작해 보도록 하지요.



사물의 외형이나 색감이 저에게 주는 ‘감정‘이란게 있어요. 어떤 것은 편안함을, 어떤 것은 호기심을, 어떤 것은 그냥 불편한 마음을 선사해준답니다. 또, 다른 사람의 글이 저에게 주는 감정도 있는데요. 어떤 글은 슬쩍 보기만 했을 뿐인데도 저를 미소 짓게 만들고, 어떤 글은 저도 모르게 다음 페이지를 궁금해 하는 호기심을 던져주기도 하고, 어떤 글은 너무 많은 미사여구와 어려운 말들을 늘어놓아 제 무식이 탈로 나는 듯, 대하기 불편한 감정을 갖게끔 만들기도 하죠. 뭐 많은 분들이 그러하실 것 같은데, 저 또한 불편한 마음을 던져주는 것들은 멀리하고 편안하면서도 호기심을 주는 것들로 제 주변을 채우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만. 그래서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도 제목보다는 표지가 저에게 주는 감정에 이끌려 구매하게 되는 (띠지에 문구에 혹하기도 하구요.) 그런 상황이 이따금 발생하기도 합니다.



‘침묵을 삼킨 소년‘이나 ’잊혀진 소년‘으로 저에게 익숙한 출판사 ‘예문아카이브’. 이번에 예문 아카이브에서 출간된 ‘토닥토닥, 숲길’은 뭔가 마음이 뻥뚫리는게끔 해주는 청량감이 담긴 예쁜 표지에 먼저 마음이 동했습니다. 표지가 주는 감정에 이끌려 제목을 보았고, 읽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일었죠. 사진이 함께 있으니 아무래도 편안한 마음으로 좀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글쓴이는 여행을 업으로 삼는 여행 작가도 아니었고 그냥 우리 부부처럼 평일엔 일을 하고 주말에만 여행을 떠나는 대한민국 보통 국민이었는데, 게다가 글쓴이는 아내, 사진작가는 남편. 캬아~이 얼마나 멋진 환상의 조합인지! 부러움 반, 질투심 반의 마음을 안고 저도 그들의 숲길로 함께 여행을 떠나봅니다.



이 책은 여행이 ‘일상의 연속’이 되기까지 부부가 무수히 함께 준비하고 즐긴 그 경험 속에서 나온 여행준비에 대한 조언으로 시작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엔 준비가 꼭 필요하죠. 준비된 여행은 여행의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여행지에서의 다양한 변수에 여유롭게 대처하는 마음을 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독자들의 여행이 풍성하고 편안해지기를 바라는 부부의 책임감이 느껴지더랍니다. 여행을 마칠 때쯤 여행의 기록을 글로 남기는 아내와 여행사진을 정리하는 남편의 부지런함 덕분인지 책 속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생생하게 넘쳐흐르는데요,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솔직하고 구체적이었습니다. 여행안내서로서의 역할이 이 책의 주된 목적이자 용도이겠지만 때로는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 때로는 소설이나 수필을 읽는 듯 묘한 재미를 주는 책이었다고나 할까요. 이곳에서는 또 어떤 일이 있었을까 궁금해 하며 책을 계속해서 읽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행에는 일상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았던 다양한 감정들이 함께 따라오기도 합니다. 그 감정은 긍정적인 것 일수도, 그렇지 않는 것 일수도 있으며, 때로는 그 정체를 알 수 없을 때도 있죠. 작가는 여행 속에서 드러난 감정들을 숨기지 않고 글로 남겼고 그 모습들은 나의 모습과 우리 부부의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부부가 숲길 여행에서 얻은 치유의 에너지는 일상에서의 피로와 걱정거리가 별거 아닌 것처럼 만들어 버렸죠. 성격도, 취향도, 여행을 즐기는 방법도 모두 다른 두 사람이 짝을 이루어 함께 하는 여행 속에서 서로의 모습과 감정을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여행을 함께 이끌고 배려하는 모습이 두 사람이 좋아하는 숲길과 닮아 있었습니다.



저는 신혼 초, 첫 집이 일산이어서 인근에 위치한 파주를 여러 번 갔었는데요. 허나 인터넷에서 유명한 곳들이나 인기 있는 맛집만 찾아다녔던;; 우리 부부가 알지 못했던 보물 같은 장소가 이 책속에는 있었습니다. 싸랑하는 어머님 아버님이 계신 처가를 오가며 수도 없이 밟았던 강원도 땅에도 우리의 시선으로는 찾아내지 못했던 위로의 공간이 있었구요. 저는 언젠가부터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가고, 비싼 호텔에 머물며 맛집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하고 있었죠.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었던 나도 숲길의 토닥임을 느끼고 싶었습니다.‘토닥토닥, 숲길’ 에는 거리가 멀지 않아 하루 안에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장소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물론 아침 일찍 부지런을 떨어야 교통체증으로 마감하는 슬픈 여행을 피할 수 있겠지만 말이면서도. 토요일 하루정도는, 저에게도, 우리 부부와 가족에게도 자연이 주는 쉼과 에너지를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숲길 여행에서 돌아옵니다. 이 책은 부부가 함께 보면 좋을 책입니다. 물론 둘 다 자연 속으로 떠나는 조금은 불편하지만 조용하고 아름다운 여행을 동경한다면 말이죠.


조만간 우리 와이프님 손 꼭 붙잡고 이들 부부처럼 숲길 여행을 떠나 볼까 합니다. 또 누가 아나요. 우리의 여행도 일상의 연속이 될는지.허허..


이상 힐링의 숲길 여행 지침서 ‘토닥토닥 숲길’의 간단리뷰, 둘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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