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교외선 막차에는 새벽 첫차로 하루 최전방에 배치되었던 사람들이 있다
그 곳은 지친 노병의 땀 냄새와 같은 힘겨움과 달관의 향기가 있는 곳이다
또 다시 고되게 다가올 내일의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각자가 상념의 배 한 척씩 마음에 띄워 오늘의 행복을 찾아 노저어 본다
아이의 미소에서
작지만 따뜻한 집으로 가는 길에서
어쩌면 큰 마음먹고 오늘 한번 산 복권 두장에서
그렇게 사람 하나 하나가 삶의 공식이 된다
하루 최전방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후퇴하는 이들이기에
삶의 처음과 끝을 재는 것도 그들의 몫으로 남겨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또 시간은 흘려
자정을 두 걸음 앞에 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