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밤을 잊은 트럼펫 [3CD]
강대관 노래 / ㈜서울미디어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쿵짝쿵짝 쿵짜자작작~
봄바람 타고 트럼펫 연주가 울려 퍼진다.
30대 후반인 내가 이 음반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지,
아주 오래된 곡이어서 거부감이 일진 않을지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음악은 가슴으로 느끼고, 음미하고, 감동하는 것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음악을 참 좋아하시는 부모님은 농사 일 하실 때
대중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흥얼 거리셨고,
고단함에 누워 쉴 때도,
발 까딱까딱, 고개 흔들거리시며, 콧노래를 부르셨다.
하회탈되어 환하게 웃으시는 아버지의 고단함이 실린 주름살도 보이고,
일의 무게를 노래에 실어 이겨 내시는 엄마의 긴 한숨도 들린다.
초록물결 가득인 봄 보다는,
풍요와 깊이가 느껴지는 가을과 겨울에 들으면 더 어울릴 것 같은 나만의 생각이다.
현대인의 생활만큼이나 바쁘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가사에 기계음에 지친 귀에게,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선물해 주는 트렘펫 연주는
크림 스프처럼 부드럽게, 깊이 있는 맛을 느끼게 해 주며,
옆과 뒤, 내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산책으로 다가 온다.
집에 내려갈 때 부모님께 선물해 드리면 참 좋아라 하실 것 같다.
이 연주를 들으시면서
힘들고, 지쳤던 지난 날을 회상하시면서,
'참 열심히 잘 살아왔구나...'
스스로를 위로하며,
기특해 하시며,
살짝 미소 짓지 않으실까?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요 며칠, 초딩 두 아들이 잘 때 이 연주곡을 들으면서 잤다. ㅋㅋ
"어? 이거 할머니집에서 들어왔던 노래네요~ 맞죠?"하는 12살 아들,
"저번에 할아버지가 노래방에서 이거 노래 불렀는데~"하는 8살 아들.
들어야 할 연령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면서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넓은 가슴을 지닌 멋진 아들들이 되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