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움이란 과연 무엇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불교의 열쇠 말이라고 해야 할 이 말이 뜻밖에도 아직까지 정확히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고苦라는 한자는 고통, 고뇌라는 주관적인 감정의 뉘앙스가 강합니다. 하지만 산스크리트어 원문인 ‘Dukkha’는 차축과 차륜 사이의 틈에 탈이 생겨 잘 돌아가지 않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요컨대 무엇인가 잘 안 되고 있는 상태, 불만족한 상태, 어긋나 있는 상태, 조화롭지 않은 상태, 안정이 안 돼 있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영역에서는 ‘Suffering’이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Unsatisfactory’라고 한다거나 번역하지 않고 Dukkha를 그냥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괴로움이란 무언가 잘 안 돼 가고 있는 상태, 안정이 깨진 상태를 이르는 말이라고 보면 좋을 겁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고苦’라는 한자가 가진 ‘고통이나 고뇌’와 같은 주관적인 뉘앙스에 붙잡히지 말기 바랍니다.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야심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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