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 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느낌표들을 밟아보자. 만져보자. 핥아보자.
깨물어보자. 맞아보자.터뜨려보자.
이 시는 책의 말미 쯤에 나오는 황인숙의 <말의 힘>이다.
말!
우리는 평상시에 말의 힘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또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이 책을 '사색의 향기'로 받은 것은 6월 말일 경이었다.
그리고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두고 읽었으니 읽은지 3개월 정도가 지났다는 것이지만 이제야 서평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나는 과연 이 책에서 무엇을 느껴보려 했고, 무엇을 만졌고 핥았는지 궁금하다.
느낌이라는 건 표현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을 때 그 감동이 배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책을 읽고도 글 한 줄을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한 나는 얼마나 이기적이란 말인가.
이 책의 작가인 황인영 씨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국문과(문학박사)를 졸업한 후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했고 경향신문 스포츠칸 종합뉴스부장을 거쳐, 선임기자를 하다 2009년 2월 퇴직했다.
13년전부터 경기대 국문과에서 학부생, 대학원생들을 가르치며 시의 실용화를 강조하여 왔고, 아예 문학경영연구원을 창업해 대표로 있으면서 경기대 국문과 교수를 겸하고 있다.
‘인문학적 자기경영’이라는 퓨전 혹은 컨버전스(융합)의 시대, 문학 전공자와 경영학자가 한데 어우러져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문학경영학회를 만드는 게 꿈인 그는 비즈니스와 일상에서 아이디어가 샘솟기를 간절히 원하는 직장인을 위해 비즈니스 영감을 안겨줄 ‘시에서 배우는 자기계발서’를 선보이게 되었다.
2008년 8월부터 1년 4개월간 〈이코노믹리뷰〉에 ‘시와 경영’이라는 칼럼을 연재했다. 시가 비즈니스 현장에서 창의적 사고와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법을 제시해 평소 시를 좋아하지 않던 독자들에게까지 큰 호응을 얻었다.
대표적 저서로는 <생각의 뼈> <한국 서정시와 자연의식> <시 창작이란 무엇인가> <CEO 시를 알면 성공한다>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다> 등의 저서가 있는데, 위 저서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가 인간에게 가지는 의미 등을 이야기하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이다.
'생각이 나와 세상을 지배한다'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프롤로그에서 1950년대 섭씨 10도의 컨테이너에서 얼어 죽은 선원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우리가 생각을 가지는 순간 주변의 미립자들이 내가 생각하는 모습으로 현상을 만들어가게 된다는 생각의 엄청난 힘에 대해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많은 생각릐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파이프 그림을 그린 벨기에 출신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이야기에서 부터 생각을 하지 않고는 책장을 넘길 수 없었다.
사회 생활을 통해 대면하는 많은 상황에 대해 사람들은 대부분 어림짐작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섣부르며 어리썩은지를 아이는 가르쳐 준다.
미국의 한 토크 프로그램에서 초등학생을 초대해 인터뷰를 했다. 사회자가 어린이에게 물었다.
"우리 어린이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나요?"
"파일럿이요."
"만약 태평양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는데 비행기 연료가 다 떨어지면 어떻게 할 거예요?"
아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비행기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라고 하고, 저는 낙하산을 타고 밖으로 나올 거예요."
여기까지 읽었을 때 '맹랑한 꼬마네"라는 생각에 엻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현장에서 들었다면 나도 책에 나와있는 다른 사람들처럼 생각없이 박장대소 했을 것이다.
순간 관중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어떤 사람은 눈물까지 흘리며 웃었고, 어떤 사람은 "저런 나쁜 녀석, 자기만 살겠다고......." 하며 미간을 찡그렸다. 사회자가 아이의 얼굴을 살폈다. 자신의 대답이 사람들을 웃겼다고 생각해 혹시라도 의기양양하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그런데 이 아이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당황한 아이에게 아나운서는 다정하게 물었다.
"왜 낙하산을 타고 밖으로 나갈 건가요?"
아이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연료를 구해오려고요."
아마 우리는 우리가 어림짐작하는 잘못된 버릇으로 인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아이디어들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디어라는 건 당연한 것이 아닌,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사소한 것 조차도 비웃을 수 없다. 사소하고 어이없는 듯한 말에 웃는다면 그 사람은 단지 바보가 될 뿐이다.
연암 박지원은 청나라의 수레를 많이 관찰한 후 우리나라에도 수레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당시의 지배층은 우리나라 지형이 험해 수레가 필요없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청을 오랑캐로 취급하던 선비들의 편협한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즉 오랑캐에게서는 배울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예 청의 문물을 무시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박지원은 그의 저서 '열하일기'에서
"치자는 백성과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다면 그 법이 비록 오랑캐에게서 나왔다고 하더라도 배워야 한다. 오랑캐를 물리치려면 중국의 법제를 모조리 배워 우리의 고루하고 거친 풍속부터 바꿔야 한다." 고 했다.
박지원에게는 청이 오랑캐가 아니라 '청을 치자'고 외치면서도 수레 조차도 사용할 생각을 못하는 조선이 더 어리썩은 것이었다.
돌이켜 보면 5.16 쿠데타 이후, 박정희 정권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려 할 때 '지금 고속도로를 만들면 이 나라는 망한다'고 반대를 했던 사람들을 생각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다.
또한 지금도 많은 반대로 인해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도 결국은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만들면 미 해군이 들어 온다'는 단편적인 생각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주장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좀 더 넓게 생각해 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데는 자신의 생각을 깨뜨리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다시한 번 더 깨닫게 된다.
아마 이 책을 쓴 황인영 작가도 시인의 생각을 통해 '생각 그 이상의 생각'을 우리에게 이야기 하는 것 일것이다.
휴대폰의 떨림에서, 움트는 싹을 보며, 석양을 날아가는 새 한마리를 바라보면서 단지 그 현상이 아닌 그 너머의 것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은 결국 보이지 않는 것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다른 누군가에게 굳이 이 책을 읽으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시집 한 권 정도는 자신의 책꽂이 가장 손이 자주가는 곳에 두고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시를 읽으면서도 의미를 알기 어렵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아마 그 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시에 담긴 뜻이, 내 주변의 많은 의미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많은 생각릐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파이프 그림을 그린 벨기에 출신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이야기에서 부터 생각을 하지 않고는 책장을 넘길 수 없었다.
사회 생활을 통해 대면하는 많은 상황에 대해 사람들은 대부분 어림짐작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섣부르며 어리썩은지를 아이는 가르쳐 준다.
미국의 한 토크 프로그램에서 초등학생을 초대해 인터뷰를 했다. 사회자가 어린이에게 물었다.
"우리 어린이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나요?"
"파일럿이요."
"만약 태평양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는데 비행기 연료가 다 떨어지면 어떻게 할 거예요?"
아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비행기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라고 하고, 저는 낙하산을 타고 밖으로 나올 거예요."
여기까지 읽었을 때 '맹랑한 꼬마네"라는 생각에 엻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현장에서 들었다면 나도 책에 나와있는 다른 사람들처럼 생각없이 박장대소 했을 것이다.
순간 관중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어떤 사람은 눈물까지 흘리며 웃었고, 어떤 사람은 "저런 나쁜 녀석, 자기만 살겠다고......." 하며 미간을 찡그렸다. 사회자가 아이의 얼굴을 살폈다. 자신의 대답이 사람들을 웃겼다고 생각해 혹시라도 의기양양하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그런데 이 아이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당황한 아이에게 아나운서는 다정하게 물었다.
"왜 낙하산을 타고 밖으로 나갈 건가요?"
아이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연료를 구해오려고요."
아마 우리는 우리가 어림짐작하는 잘못된 버릇으로 인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아이디어들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디어라는 건 당연한 것이 아닌,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사소한 것 조차도 비웃을 수 없다. 사소하고 어이없는 듯한 말에 웃는다면 그 사람은 단지 바보가 될 뿐이다.
연암 박지원은 청나라의 수레를 많이 관찰한 후 우리나라에도 수레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당시의 지배층은 우리나라 지형이 험해 수레가 필요없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청을 오랑캐로 취급하던 선비들의 편협한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즉 오랑캐에게서는 배울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예 청의 문물을 무시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박지원은 그의 저서 '열하일기'에서
"치자는 백성과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다면 그 법이 비록 오랑캐에게서 나왔다고 하더라도 배워야 한다. 오랑캐를 물리치려면 중국의 법제를 모조리 배워 우리의 고루하고 거친 풍속부터 바꿔야 한다." 고 했다.
박지원에게는 청이 오랑캐가 아니라 '청을 치자'고 외치면서도 수레 조차도 사용할 생각을 못하는 조선이 더 어리썩은 것이었다.
돌이켜 보면 5.16 쿠데타 이후, 박정희 정권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려 할 때 '지금 고속도로를 만들면 이 나라는 망한다'고 반대를 했던 사람들을 생각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다.
또한 지금도 많은 반대로 인해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도 결국은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만들면 미 해군이 들어 온다'는 단편적인 생각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주장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좀 더 넓게 생각해 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데는 자신의 생각을 깨뜨리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다시한 번 더 깨닫게 된다.
아마 이 책을 쓴 황인영 작가도 시인의 생각을 통해 '생각 그 이상의 생각'을 우리에게 이야기 하는 것 일것이다.
휴대폰의 떨림에서, 움트는 싹을 보며, 석양을 날아가는 새 한마리를 바라보면서 단지 그 현상이 아닌 그 너머의 것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은 결국 보이지 않는 것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다른 누군가에게 굳이 이 책을 읽으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시집 한 권 정도는 자신의 책꽂이 가장 손이 자주가는 곳에 두고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시를 읽으면서도 의미를 알기 어렵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아마 그 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시에 담긴 뜻이, 내 주변의 많은 의미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