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선 1
필립 마이어 지음, 임재서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흥망성쇠란, 어떤 인간도 어떤 영광스러운 업적도 피해가지 않으며 제국과 도시를 평범한 묘지에 묻어 버린다.
- 에드워드 기번
 
책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광활한 대륙의 개척사가 첫 장을 펼치면서 부터 강하게 가슴을 치고 들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듯이 가족의 역사를 적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영어에 대해 문외한인 나로서는 '더 선(The Sun)' 이라는 제목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가 어려웠다. 아들? 태양? 그러나 글을 읽어가면서 미국의 개척 시대를 살아간 매컬로 가족의 가계도-우리의 족보와는 다른 가족의 역사-를 뜻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1863년 3월 2일, 텍사스 공화국이 멕시코의 폭정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던 날 태어난 엘리 매컬로 대령으로부터 시작되어 셋째 아들 피터 매컬로의 일기와 증손녀 진 앤 매컬로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형식으로 200년 이라는 시간차를 배경삼아 역사의 전, 후를 넘나든다.


이 이야기의 무대는 텍사스이며. 엘리 매컬로가 더 이상 두 발로 설 수 없게 되어 침대에 꼼짝없이 묶여 있으면서 인디언과의 생활과 아버지인 암스트롱 매컬로가 텍사스의 마타고다에 도착하던 때를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엘렌 매캘로는 1849년의 봄날, 이웃에서 도난당한 말을 찾기 위해 아버지가 추격대를 이끌고 떠난 날 저녁에 코만치 인디언의 습격을 받았는데 어머니와 누나는 인디언들에게 능욕을 당하고는 처참하게 죽었고 형과 함께 인디언에게 끌려가게 되지만 도중에 결국 형도 죽게 되고 홀로 코만치의 세계에 끌려가, 그 생활에 적응하면서 그들과 운명을 함께 한다.
또한 코만치 세계에서 새로운 이름을 얻고 그들과 버펄로 사냥에도 나서면서 인디언 여자와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인디언이나 멕시코인 심지어 백인마저 적으로 상대하며 코만치 부족의 전사로 성장해 간다.

 

진 앤 매컬로는 엘리의 증손녀로써 2012년 3월의 봄날, 여든여섯의 나이에 엘리 매컬로 대령에서부터 그녀와 그녀의 오빠들이 태어났던 대 저택에서 지난날을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제2차 세계대전과 목축업의 몰락으로 인해 기울어가는 집안에서 운명적으로 가계를 이어받아 텍사스의 손꼽히는 석유 부호로 살아가게 되는 과정이 펼쳐진다. 그녀의 증조할아버지인 엘리 맥컬로의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엘리의 막내아들이며 진 앤 맥컬로의 할아버지인 피터 매컬로.
합리주의자인 그는 목장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거침없는 성격의 아버지와 많은 갈등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자신의 45번째 생일인 1915년 8월 10일, 그러한 갈등은 결국 아버지가 백인 동료들을 이끌고 이웃 목장인 라틴 혈통의 정착민인 페드로 가르시아네로 쳐들어가 그들을 몰살시키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서 더욱 깊어지고, 그렇게 희생된 가르시아의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고 항상 괴로워하게 된다.

 

아직 2권을 읽어보지 못한 상태라 그 결말을 점칠 수는 없지만, 미국의 개척 시대에 벌어졌던, 그리고 우리가 서부 영화에서 다 보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이 새롭게 다가오고, 밑바닥에서 일가를 일구고 키워가면서 겪게 되는 사랑과 갈등의 가족사를 엿볼 수 있다.

1권의 마지막 장에서 피터가 페드로가르시아의 딸과 조우하는 모습은 또 어떤 갈등 관계를 만들어갈지, 2권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거의 200년에 이르는 한 집안의 파란만장한 연대기를 통해 텍사스의 역사, 나아가 미국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재현함으로써 ‘미국의 건국 신화를 새로 슨’ ‘역사 소설의 최고봉’이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는 필립 마이어는 1974년 예술가인 어머니와 과학 강사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볼티모어의 철강 산업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후 자전거 수리공과 학업과정을 거치면서 졸업 후 월스트리트와 다양한 경험을 병행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몰락한 철강 마을을 배경으로 절박한 선택에 내몰린 두 젊은이의 이야기를 그린 '아메리칸 러스트'로 강렬하게 데뷔한 미국 문학의 총아 필립 마이어는 무려 5년에 걸친 창작의 고투 끝에 웅장한 스케일의 ‘더 선’을 완성시켜서 우리에게 용기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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