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도사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2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검은 수도사 (사형 집행인의 딸 2)

지몬 프론비저의 직접 끓여 마시는 커피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나도 문득 커피 한 잔이 그리워져서 집 앞 슈퍼에 들러 냉장고 속의 아메리카노 커피를 한 병을 사와 마시며 글을 적어 본다.

이번 권은 1권과는 달리 중세 유럽의 종교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오래 전,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서 봄직했던 그리고 몇몇 보물찾기 탐험 전에서 볼 수 있었던 템플기사단에 관한 이야기는 역시 비밀스러운 신비감을 갖고 접근하게 만든다.

17세기 중반의 유럽 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바바리아 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1월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 자신의 식탐을 저주하며 죽어간 안드레아스 코프마이어 신부를 조명하면서 시작된다.

1권에서는 사형 집행인에 의해 수동적으로 움직였던 지몬 프론비저가 적극적으로 소설의 중심에 뛰어들고 때마침 나타난 대도시의 아름다운 미망인이자 죽은 신부의 여동생인 베네딕타로 인해 자신의 연인 막달레나와 갈등을 겪으면서 한층 더 흥미를 유발시킨다.

앞서 말했듯이 템플 기사단은 어느 이야기에서나 신비감을 가졌고 그 뒤에는 보물이라는 것이 동반되어 있었는데, 그를 통해 중세 유럽의 교회를 중심으로 한 문화를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된다.

지금도 왠지 신비스럽게 느껴지는 수도사들의 생활과 그 신비스러움으로 인해 느껴지는 긴장감이 소설 속에서 한층 증폭되어 다가 온다.

지은이 올리퍼 푀치는 마치 여행을 하듯이 우리를 책 속으로 끌어들여 이리저리 정신 없이 끌고 다니면서 범죄 현장의 한가운데서도 역사 여행의 가이드를 자처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로 책의 말미에서 우리를 그곳으로 유혹한다.

나는 그가 이야기를 이끌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그 지역을 돌아다녔듯이, 기회가 된다면 나도 자전거에 내 몸을 싣고 그 길을 달리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나는 대부분의 추리 소설에서 느끼는 이야기의 졸렬한 마무리에 대한 실망감으로 잘 읽지 않았지만 올리퍼 푀치의 소설은 마치 소설 속을 여행하듯이 그 배경에 내가 들어간 듯한 느낌으로 그 일대를 주유할 수 있었다.

사색의 향기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으면서 사형 집행인의 딸을 따로 구매하여 먼저 읽게 만들었던 검은 수도사 사형 집행인의 딸2’는 그 1편과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재미를 더한다.

성격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1편을 읽지 않았다면 이 책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성격을 다 알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굳이 1편을 사서 읽기를 잘했다고 스스로 위안한다.

그리고 이 책은 시리즈 연작으로 4권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나는 다음 권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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