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리뷰 - 당신이 생각하지 못한
김리뷰 지음, 김옥현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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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XXX, 오빠&데이트&맛집리얼 솔직 후기.
언제 어디서든 손가락만 까딱거리면 온갖 리뷰가 넘쳐나는 세상이다사실 우린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리뷰를 알게 모르게자의든 타의든 남겨왔다제일 만만하고 대중적인 방학숙제 독후감부터하다 못해 이 식당은 '맛있는데 비싸더라'식의 수다도 리뷰의 하나기 때문이다도서영화음식뮤지컬화장품여행심지어 취업질병범죄리뷰를 다시 리뷰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물론 생각의 다양성과 이를 공론화할 수 있는 공간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건 긍정적이다하지만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퍼거슨 경의 명언처럼 온갖 수준 이하의 악성 후기와 교묘한 광고글을 걸러내기 힘들다는 부정적 측면도 생겨났다파워블로'거지'란 용어까지 탄생할 정도로 양질의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다그런 '리뷰의 홍수속에서 '리뷰왕 김리뷰'란 자신감 넘치는 닉네임을 자랑하는 악플러아니 리뷰어가 큰 인기를 끌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김리뷰는 흔히 말하는 '믿고 보는 리뷰어'협찬을 받지 않기에 눈치 보거나 잘 보일 필요도 없고자기 생각을 솔직히 쏟아내는 공격적인 후기는 오히려 많은 이들의 호감을 얻었다비록 욕설이나 유행어가 뒤범벅되어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돌직구식악플아니 후기는 확실히 신뢰할 수 있었다. (일베 논란은 언제나 발목을 잡은 약점이긴 하다.) 무조건 긍정적인 반응이 70% 이상인 후기만 믿고 선택하기에는 요즘 사람들은 돈도 시간도 매우 부족하다그렇기에 곧바로 결론부터 말하며거듭 중요한 부분을 긁어주는 김리뷰의 스타일은 효율적이면서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세상의 모든 리뷰>는 김리뷰의 인기 있는 포토뉴스식 리뷰를 한권의 활자 덩어리로 재조립한 책이다그리고 김리뷰의 열렬한 악플러 OK툰 작가가 일러스트를 맡아 불편한 동거로 빚어낸 결과물이다.
 
사실 <세상의 모든 리뷰> <개구리가 우물을 기억하는 법>보다 먼저 읽는 게 좋았을뻔 했다자신의 불우하고 찌질한 어린 시절 이야기를 심도 깊게 풀어낸 게 <..>라면, <세상의 모든 리뷰>는 온갖 리뷰의 모음집에 번들 개념으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섞어냈기 때문이다확장판을 먼저 읽고 오리지날을 읽다 보니 약간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와이파이감기안경스마트폰 즉시 충전기 같은 일상에서 필수 요소인 것들은 물론 조별과제배고픔안구 건조증오지랖 등 본인이 살아오면서 체화한 인생의 진리들을 조곤조곤 다 풀어낸다. '리뷰란 무엇인가?', '아들아너는 이렇게만 살지 말아라', '늙은 사람이 아프지 청춘이 왜 아프냐', '인생은 실전이야'. 각 장 제목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호불호의 표현이 아니라실전 조언까지 나아가는 느낌이다물론 휴대폰, PC에 최적화된 카드뉴스를 네모난 책에서 보려니 가독성이 약간 떨어지고 집중도도 부족했다하지만 글빨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리뷰어라 오히려 글을 읽는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김리뷰는 독고다이 제 갈길을 걸어가며 온갖 구리고 거짓 투성이인 제품들을 글로서 깨부순다네티즌은 솔직한 이야기가 듣고 싶지잘 포장된 광고 홍보를 보고 싶지 않다그렇기에 김리뷰의 브레이크 없는 투덜거림을 사랑한다그리고 그 투덜거림은 추진력을 얻어 'Reviw Republic'으로 현재진행중이다저작권의 의미조차 희미해진 대한민국에서 '리뷰 가치를 창줄한다'는 당당한 목표혹은 개드립에도 열심히 리뷰를 쥐어 짜내고 있을 그에게 대단함마저 느꼈다지금 스타트업 기업에서 일하며 부지런히 커피 심부름을 한다는 글쟁이 문과의 스텝업 과정도 흥미롭다적어도 김리뷰는 협찬으로 제품을 과대포장하지 않고억지 감동을 주려고 사실을 날조하지도 않는다이런 믿음을 줄 수 있는 리뷰어가 있다는 것은 21세기 정보화 시대더불어 정보 공유 시대에 든든한 일이다물론 자기 책은 정말 부지런히 홍보한다.
 
“내 책은 자기계발서도 아니고 인생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책이지만 적어도 잔망스러운 재미는 있지 않은가. 그냥 속편하게 만 몇천 원 정도만 쓰면 불우이웃()도 도울 수 있고, 개꿀잼까지는 아니더라도 피식잼 정도는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계발서나 인문학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내 책이다.”
 
뻔뻔하기는그래도 차라리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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